"의사 많다고 환자 죽나" 동료 의사도 비판…뿔난 환자단체는 "법대로"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4.06.18 10:15
글자크기
대한의사협회가 의대 증원등 의료개혁을 규탄하는 집단 휴진에 나선 1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소아청소년과를 찾은 아빠와 아이가 휴진 안내문을 바라보고 있다./사진=뉴시스대한의사협회가 의대 증원등 의료개혁을 규탄하는 집단 휴진에 나선 1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소아청소년과를 찾은 아빠와 아이가 휴진 안내문을 바라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전국 의대 교수들이 전면 휴진에 나선 가운데 환자단체들이 의사들에 현장 복귀를 호소하고 있다.

18일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양심적 의사들은 환자 곁으로 돌아오고 불법행동 의사들은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서울대병원과 서울대 의대 교수들을 시작으로 이날부터 전국 의대 교수들과 의사협회 소속 일부 의사들이 집단 휴진에 들어갔다.



연합회는 "최고 의료인이자 교육자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내팽개쳤다"면서 "정부가 의료대란에 미온적 대응으로 지금의 사태 악화를 불러온 만큼 불법을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로 힘센 자들에게만 법을 탄력적으로 적용한다는 국민 원성이 높아 왔고, 의사들을 정부와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특권층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정부는 지금이라도 법을 고정하게 집행해 힘 있는 자든, 없는 자든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가치를 확립해야 한다"면서 "의료시장을 개방해 외국 의사들도 대학병원에서 일할 수 있도록 혁신하고, 서울대병원은 불법을 저지른 의대 교수들을 파면하고 즉각 대체 교수 모집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환자 곁을 지켜준 의사들에 대한 고마움은 잊지 않았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 와중에도 우리는 한 가닥 희망의 빛을 보았다"며 "뇌전증관련 의사협의체와 부인과, 아동병원 등 의사 본연의 자세를 보여준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홍승봉 서울대병원 교수/사진=서울대병원 홈페이지 캡처홍승봉 서울대병원 교수/사진=서울대병원 홈페이지 캡처
의료계 일각에서도 휴진을 비판하고 나섰다. 홍승봉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 위원장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휴진에 반대하며 "2025년에 1509명 의대 증원 문제가 사람의 생명보다 더 중요하냐"며 "나의 사직, 휴직으로 환자가 죽는다면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정당화될 수 있겠나"고 동료들을 향해 일갈했다.


그러면서 홍 위원장은 전공의 등을 향해 의료현장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위원장은 "10년 뒤 의사 1509명이 사회에 더 나온다면, 전체 의사 15만명의 1%에 해당한다. 의사 수가 1% 늘어난다고 누가 죽거나 한국 의료가 망한다고 말할 수 있나"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의사가 부족해서 환자가 죽는 것이지 의사가 너무 많다고 환자가 죽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