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올라도 주담대 2%대 눈앞…가계대출 3개월째 증가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2024.06.1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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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대표상품 금리 변화/그래픽=이지혜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대표상품 금리 변화/그래픽=이지혜


지난달 코픽스가 상승했지만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하락세를 거듭해 2% 코앞까지 내려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됐다. 주담대 금리 하락세와 함께 주택거래가 늘어나면서 가계대출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6%로 전월(3.54%)보다 0.02%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만에 상승 전환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코픽스가 오르면 그만큼 은행이 많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코픽스가 오르면서 은행권 주담대와 전세대출 변동형 상품 금리는 소폭 인상될 예정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최근 뚜렷한 하락세를 보인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이날 기준 주담대 고정형 상품 금리는 3.04~5.72%에 형성되며 2%대 진입을 앞뒀다. 한 달 전(3.34~5.63%)에 견줘 하단이 0.3%포인트(P) 내린 것이다. 같은 기간 변동형 상품 금리도 3.80~6.18%에서 3.72~6.48%로 하단이 0.08%P 내렸다.



주담대 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채권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지난 4월말 4.739%로 정점을 찍은 후 최근 4.2%대로 내려왔다. 이에 국내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도 4월말 3.9%대에서 지난 14일 3.538%를 기록하며 2022년 8월 이후 처음으로 3.5%대에 들어섰다.

주담대 금리가 내려가면서 가계대출도 급증하는 모양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4일 기준 706조2060억원으로, 5월말(703조2308억원)보다 2조9752억원 늘었다. 특히 주담대 잔액이 2조7064억원 증가한 549조124억원으로 가계대출 확대를 주도했다. 지난 4월(4조4346억원), 5월(5조2278억원)에 이은 3개월 연속 가계대출 증가가 유력한 상황이다. 증가폭도 3개월 기준으로 2021년 8~10월(11조177억원) 이후 최대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도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4월과 5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각각 4366건, 4256건(집계중)으로 2021년 7월(4796건) 이후 최대치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4~5개월 사이 부동산 거래가 실수요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라며 "주담대 금리도 지난해 5~6%대에서 최근 3~5%대까지 내려오면서 부동산 거래와 수요 증가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과 같은 금리 하락세와 부동산 거래 활황이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된 데다가 최근 몇년간 상반기에 주택거래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윤 전문위원은 "금리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3분기와 4분기에 들어서면 가계대출 증가폭이 줄어들 수 있다"라며 "부동산 거래는 지난해와 유사하게 1·2분기에 좋았다가 여름 휴가철 이후 3·4분기에 주춤하는 패턴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직전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으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다"라면서도 "데이터와 지표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고 우리나라는 대출과 부동산 거래가 빠르게 늘면서 통화정책 전환이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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