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뜨거운 미국 증시…TSMC ADR, 대만 원주보다 20% 비싸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4.06.1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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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TSMC의 주식예탁증서(ADR) 가격이 급등하면서 ADR를 팔고 대만 증시에 상장된 원주를 사는 차익거래 전략의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대만증시에 상장된 원주 대비 TSMC ADR의 가격 프리미엄이 이번 분기에 2009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4일 기준 TSMC ADR의 프리미엄은 약 21%로 지난 5년간 평균치인 약 8%를 크게 웃돈다. 지난 2월 대만 증시가 휴장한 구정 연휴 기간 TSMC ADR의 프리미엄은 사상 최고치인 30%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TSMC의 ADR 가격은 172.51달러, 대만증권거래소에 상장된 TSMC 주가는 922대만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픽텟 자산운용의 아시아 특수상황투자부문 책임자인 존 위더는 "많은 투자자들이 (차익거래) 포지션을 구축하고 주가가 장기적인 공정 가치 수준으로 다시 하락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그러나 프리미엄은 더 높아질 수 있으며 그렇게 된다면 많은 고통이 뒤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TSMC ADR과 TSMC 대만주식 상승률/그래픽=윤선정올해 TSMC ADR과 TSMC 대만주식 상승률/그래픽=윤선정
최근 엔비디아가 시총 3조달러를 돌파하는 등 AI 섹터는 계속해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는 첨단반도체 생산 기술과 합리적인 주가 수준으로 인해, AI 분야에 투자하려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TSMC의 ADR 가격은 올해 65.9% 급등했으며 TSMC 대만주식(원주)은 55.5% 올랐다.



블룸버그는 TSMC의 ADR은 외국인 투자자가 더 쉽게 매수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은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TSMC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에 포함돼 있어서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는 미국에 상장된 ADR를 매수해야 하며 TSMC ADR은 아이쉐어즈(iShares) 등의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편입돼 있다.

리서치업체 페리스코프 애널리틱스의 창업자 브라이언 프라이타스도 수요와 공급의 역학 관계를 강조하며 "모든 외국인 투자자가 대만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건 아니며 대부분 ADR을 보유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ADR만 추적하는 지수도 일부 있기 때문에 ETF는 기본적으로 미국 주식을 매입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주식으로 전환하려면 특별 승인이 필요한 대만 원주와 달리 TSMC의 ADR은 달러로 즉시 매도가 가능하기 때문에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다. 프라이타스는 "TSMC의 대만 원주는 펀드 매니저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어 이들이 더 이상 지분을 늘리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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