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화물까지 흔드는 홍해發 운임 상승…항공업계, 특수 경쟁 치열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2024.06.1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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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월 항공화물 운송량/그래픽=이지혜1~5월 항공화물 운송량/그래픽=이지혜


해외 전자상거래 성장으로 국내로 들어오는 항공 물량이 증가하면서 항공운임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홍해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상승한 해상운임이 항공화물 운임으로 전이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발틱항공화물운임지수(BAI)는 2109으로 지난 2월26일 1787을 기록한 이후 계속 상승 중이다. 올해 2분기 대한항공의 ㎏당 운임은 당초 예상치보다 10% 가까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증권가 분석도 있다. 항공 운임의 상승은 항공 화물 이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1~5월 국내 항공이 처리한 화물은 총 122만247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1만6204톤에 비해 9.5% 증가했다. 거점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의 화물만 놓고 보면 108만6662톤에서 119만3420톤으로 10만톤가량 늘었다.



이 중 상당 부분이 국내로 들어오는 중국발 전자상거래 물량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1~5월 중국에서 국내로 항공을 통해 들어온 물량은 13만6018톤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1768톤에 비하면 21.7% 급증했다.

전반적으로 물동량이 많아진 것이 운임이 오른 배경이다. 홍해 사태로 해상 물동량이 적체되면서 일부 화주가 항공편을 선택한 것도 영향을 줬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로 지난해 말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가는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선사는 남아공 희망봉을 돌아가는 우회 항로를 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서 유럽을 오가는 컨테이너선은 기존보다 항로를 왕복하는데 3주 안팎의 시간을 더 써야 한다. 항공 운송은 해상 운송에 비해 운임이 비싸지만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일부 해상 물량이 항공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운임이 오르자 항공사간 물량 확보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LCC가 특히 적극적이다. 지난달 국적 항공사별 화물 운송 점유율은 대한항공의 경우 58.2%로 지난해 같은 달 63.6%에 비해 5.4%p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에어부산이 4.5%에서 8.3%로 점유율이 높아졌다. LCC는 업황이 호조세를 보인 데다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이 임박하면서 업계 재편이 예견됨에 따라 항공 물량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물류 업계에서 성수기로 꼽히는 하반기로 접어들면 항공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고 중국발 전자상거래는 견조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며 "향후 전자상거래 고정 화주를 확보하기 위한 항공사간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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