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사들 휴진하는 내일(18일), 400여 한방병원 '24시간 진료'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4.06.1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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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기자에게 "1차 의료 공백을 한의사들이 충분히 메꿀 수 있다"면서 "의대 정원은 늘리되 한의대 정원은 줄이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사진=대한한의사협회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기자에게 "1차 의료 공백을 한의사들이 충분히 메꿀 수 있다"면서 "의대 정원은 늘리되 한의대 정원은 줄이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사진=대한한의사협회


18일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집단 휴진이 예고된 가운데, 이로 인한 '1차 의료'의 공백을 한의사들이 대신 메우겠다며 이를 준비하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전국 한방병원 400여 곳이 이날 '24시간 진료 체제' 가동에 동참하겠다고 대한한의사협회에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또 18일 야간 진료를 개시하거나 늘리는 등 진료 시간을 연장하겠다고 답한 한의원·한방병원 등 한의 의료기관이 전국 950여 곳으로 집계됐다(17일 정오 기준).



17일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기자에게 "의사들이 진료현장을 떠나면서 생긴 의료 공백으로 인해 의료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국민의 불편감과 불안감이 커졌다"며 "특히 18일 당일 아플까 걱정하는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 한의원과 한방병원에 야간 진료 등 '진료 연장'에 동참해줄 것을 한의사협회장으로서 직접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성찬 회장은 "호응해준 회원들이 점점 늘었고, 한방병원의 호응도도 높았다"며 "한방병원의 경우 평소 24시간 진료하는 곳도, 그렇지 않은 곳도 있었는데 이날(18일) 전국 대부분의 한방병원인 400여 곳이 24시간 진료하는 데 동참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대한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이 협회가 전국 한의사·한방병원을 대상으로 18일 당일 진료 연장에 대해 의견을 묻자, 한의원과 한방병원을 포함해 950여 한의 의료기관에서 진료 연장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국 대다수 한의원에서는 오후 9시까지, 대다수 한방병원에선 24시간 진료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에 따르면 18일 진행하는 전국 집단휴진에는 개원의, 서울아산병원·고대의료원 등 40개 의과대학이 포함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이 참여한다. 전의교협 조사에 따르면 이번 휴진에 참여하는 의과대학은 35곳, 병원은 50곳이 넘는다.

[단독] 의사들 휴진하는 내일(18일), 400여 한방병원 '24시간 진료'
앞서 한의협은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의계의 진료 총파업에 대비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업 당일(18일) 전국 한의원과 한방병원의 야간진료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야간진료에 참여하는 한의원과 한방병원은 진료 시간을 연장해 감기·급체와 같은 다빈도 질환 등의 한의 진료, 응급환자의 효율적 연계와 처치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윤성찬 회장은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의사들은 기본적인 진료 시간은 물론 야간까지 한의원과 한방병원에서 국민 여러분의 건강을 돌볼 것"이라며 "환자가 발생하면 당황하지 말고 주변의 한의원과 한방병원에 내원하면 최상의 한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2022년 한의원·한방병원에서 외래 진료받은 질환은 △감기 △급체(소화불량) △담결림 △발목염좌 △등 통증 △요추 및 골반의 관절·인대의 탈구 △알레르기 비염 △위염 △십이지장염 등이 많았다. 이에 한의협은 17일 "양방의 진료 총파업에 따른 의료공백으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진단과 치료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전국 한의원과 한방병원을 대상으로 다빈도 질환 포스터 5종을 시리즈로 제작해 배포했다"고 밝혔다.

대한한의사협회는 17일 △감기 △급체(소화불량) △담결림 △발목염좌 등 한의 진료 다빈도 질환 4종에 대해 한의원 치료를 홍보하는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했다. /사진=한의협  대한한의사협회는 17일 △감기 △급체(소화불량) △담결림 △발목염좌 등 한의 진료 다빈도 질환 4종에 대해 한의원 치료를 홍보하는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했다. /사진=한의협
윤성찬 회장은 "환자에게 내리는 진단명은 양방이든 한방이든 KCD 상병코드를 똑같이 사용한다"며 "한의사들도 양방과 똑같이 진단할뿐더러 치료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단은 같아도 치료 방식에서 한의치료냐, 양의치료냐의 차이일 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 회장은 "양방에서 다루는 모든 질환에 대해 한방에서도 케어할 수 있다"며 "심지어 암 같은 중증질환도 전문으로 치료하는 한방병원이 적잖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정부가 의료공백을 메꾸기 위해 군의관·공중보건의를 상급종합병원에 투입하는 데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현재 전공의가 부족해 현직 군의관·공중보건의를 투입하고 있는데, 한의사들을 간단하게만 교육하면 다 할 수 있다"며 "한의대에서 배우는 과목의 70~80%가 의대와 똑같이 겹친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윤 회장은 "보건사회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라 의대 정원을 지금보다 늘려야 하는 건 맞지만, 지금 늘려도 전문의가 배출되기까지는 10년 넘게 걸리므로 현재의 한의대 출신 한의사들을 교육해 의료공백을 메꾸는 방식을 정부에 여러 경로로 제안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의대 정원은 늘려야 하되 한의대 정원은 줄여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윤 회장은 "보건사회연구원 연구 결과에선 양의사 정원은 매우 부족하다고 나왔고, 똑같은 연구에서 한의대 정원은 과잉이라고 나왔다"며 "한의사 과잉 사태는 2035년 이후 매우 심각해질 것으로 예견되므로 한의대 정원은 줄이는 게 맞다"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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