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성공, 미국보다 유럽?···코스피 외인자본 중 절반 영국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4.06.2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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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국가별 코스피 거래대금 추이/그래픽=임종철2023년 국가별 코스피 거래대금 추이/그래픽=임종철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대한 유럽 큰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 거래대금 절반 이상이 유럽발이었다. 특히 영국 자금 거래 규모가 상당하다. 외국인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 금액은 여전히 미국이 1위이지만 2위인 영국도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외국인 자본 유입에 더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코스피 외국인 거래대금 절반이 영국
20일 증권업계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거래대금은 약 603조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영국의 거래대금이 302조원으로 50.1%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단일 국가로는 케이맨제도가 44조원, 싱가포르 33조원, 스위스 15조원, 미국 15조원, 오스트레일리아 6조원 등이었다. 케이맨제도 역시 영국령이다. 영국의 국내 시장에 대한 주목도가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해 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한국투자증권의 보고서를 보면 1월에도 외국인 거래대금 중 영국의 비중이 47.4%로 여전히 1위였다. 영국령 케이맨제도가 뒤를 이어 2위로 13.1%의 관련 점유율을 보였다.



해당 보고서를 쓴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계를 포함한 유럽계 자금은 2011년 이후 남유럽 재정위기와 그렉시트(그리스 유로존 탈퇴), 브렉시트(영국 EU 탈퇴) 등의 이슈를 겪으며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왔다"며 "유럽계 자금을 이끈 힘은 밸류업 기대감"이라고 말했다.

영국, 상장주식 순매수도 미국과 큰 차이 없는 2위…"유럽 추가 자금 유입 기대"
영국 큰손들의 국내 투자시장에 대한 관심은 거래대금 뿐만 아니라 순매수 경향으로도 나타난다. 영국은 2021년 5조8210억원, 2022년 8조8720억원의 상장주식을 순매도 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1조9690억원을 순매수한데 이어, 올해에는 5월까지 10조403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순매수 금액 기준으로 전체 국가 중 2위다. 1위인 미국(11조5800억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상장주식 보유 금액도 5월말 기준 75조9050억원으로 전체의 9.6%를 차지한다. 2021년까지 65조8410억원이었던 영국 자본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 금액은 2022년말 49조4670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가 지난해 69조5100억원으로 뛰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상장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는 부동의 1위인 미국이다. 5월말 기준으로 315조9690억원이다. 지난해말 302조4240억원대비 4.5% 증가했다. 그러나 금액은 증가했지만 전체 보유 비중은 39.9%로 2016년 이후 약 8년만에 30%대로 떨어졌다. 그만큼 기타 외국 큰손들이 국내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우리 정부의 증시부양책 실망스럽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외국인들은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유럽계 자금의 추가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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