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리츠' 도입, 개발 단계부터 규제 푼다... 투자자 월 배당 가능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4.06.1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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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여 발언하고 있다.2024.6.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여 발언하고 있다.2024.6.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정부가 부동산 개발 단계에서부터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좋은 자산을 먼저 개발·편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확 풀어주기로 했다. 현재 자산 98조원 규모의 리츠 시장 확대를 위해서다. 리츠 투자자를 위해 배당은 확대한다. 리츠를 통해 안정적인 생활자금 마련이 가능하도록 월 단위 배당을 허용하는 방안이다.

국토교통부는 1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리츠 활성화 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리츠는 다수로부터 (소액)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이익을 나눠주는 개념으로 2001년 도입됐다. 국내 리츠 자산 규모는 약 98조원(상장리츠 16조원)으로 지난 5년간 약 2배 성장했다. 국내 리츠 투자자도 2020년 9만명에서 지난해 41만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최근 고금리 등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을 겪으면서 국내 리츠 성장속도가 둔화됐다. 우리나라 리츠 투자 대상이 선진국과 달리 주택·오피스(76%)에 집중돼 있는 등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또 비슷한 시기 리츠를 도입한 일본, 싱가포르 등에 비해선 리츠 시가총액이 10분의 1 미만에 그친다.

'프로젝트 리츠' 도입, 개발 단계 때 등록제 적용
/사진제공=국토교통부/사진제공=국토교통부


특히 우리나라에 리츠 규제가 많은 게 걸림돌이 됐다. 이에 정부는 리츠와 관련된 여러 규제를 풀어주기로 했다. 우선 개발 단계부터 규제를 완화한 '프로젝트 리츠'를 도입한다. 국내 리츠는 부동산 개발시 변경인가, 공시, 주식 분산 등 규제가 많아 제약이 없는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를 세워 개발한 이후 리츠 인수라는 비효율적인 방식이 굳어져 왔다.

정부는 리츠가 부동산을 직접 개발해 임대·운영할 수 있게 개발 단계 특성을 고려해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리츠 개발 단계에서 사업 지연 방지를 위해 초기 인가제가 아닌 등록제를 적용한다. 단 운영 단계에서는 인가제로 바꿔야 한다.

또 1인 주식 소유한도 50%는 완화된다. 그간 1인 주식 소유한도 제한으로 단독 의사결정을 중시하는 전문투자기관 참여를 제약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특정 주주의 책임감 있는 사업 추진을 위해 개발 단계에서는 1인 주식 소유한도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공시·보고 의무도 최소화한다.


주식 공모 시기는 늦춘다. 현재는 준공 후 2년 내 주식 30%를 공모해야 했다. 준공 후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때문에 사업비 증가, 공실 리스크 등을 해결하지 못해 일반 투자자에게 전가할 우려가 있었다. 앞으로 개발 단계 리스크를 최대한 해소한 뒤 일반 투자자에게 공모하도록 공모 기한을 준공 후 최대 5년으로 변경한다.

김승범 국토부 부동산투자제도 과장은 "모든 PFV가 하던 것을 프로젝트리츠로 가져가겠다는 건 아니다"라며 "개발리츠는 불편한 규제를 덜어주되 자기자본율, 분기별 투자보고서 체크 등을 통해 안전장치는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주민 중심 '지역상생리츠' 도입... 월 배당 가능
/사진제공=국토교통부/사진제공=국토교통부
일반 투자자 참여를 높이는 방안도 마련했다. 부동산 이익이 주민에게 제공될 수 있게 지역 주민 중심의 '지역상생리츠'를 도입한다. 현재는 지역 구분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리츠 주식을 공모했는데, 지역상생리츠로 특정 지역 거주민에게 우선 공모를 받는 것이다.

리츠 배당 제도는 개선한다. 현재 리츠에 따라 분기, 반기 또는 연 1회 배당을 하는데 이를 월 단위 배당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최근 3년 평균 8~9% 배당 수익을 내는 리츠를 통해 일반투자자의 안정적인 생활 자금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국토부는 건설 경기 활성화에도 리츠를 활용한다. 10년만에 미분양 CR(기업구조조정)리츠를 도입한다. 지난 4월 국토부 사전 수요 결과 현재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1만2000가구 정도인데 이 중 약 5000가구 정도가 CR리츠를 신청했다. 국토부는 CR리츠가 미분양 주택을 담보로 대출 시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게 모기지 보증 활용도 지원한다. 김 과장은 "CR리츠를 통해 주택 공급도 원활하게 되고 모기지보증으로 예를 들어 현재 13~14%인 조달금리가 5%p 정도 하락해서 한 자릿수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츠 투자대상은 헬스케어, 테크 자산 등으로 확대된다. 시니어주택+의료·상업 복합시설인 헬스케어 리츠를 내년까지 3곳 이상 공모하는 등 2030년까지 10곳 이상 공모를 추진하기로 했다. 헬스케어 리츠가 시니어 주택을 개발하는 사업지는 2·3기 신도시 택지가 활용될 예정이다. 테크자산은 데이터센터나 태양광·풍력발전소 등 청정에너지 자산에 투자하는 방안이 추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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