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유찬이 15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이유찬.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 내야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이유찬(26)이 보직에 상관없이 변함없는 과감한 플레이를 약속했다.
올 시즌 두산은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4강을 이루며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주된 요인으로 팀 평균자책점 4.41(리그 2위), 팀 타율 0.281(리그 3위)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투·타 균형이 꼽힌다.
이유찬은 동막초-천안북중-북일고 졸업 후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50순위로 두산에 지명됐다. 빠른 발과 준수한 콘택트 능력으로 지명 당시부터 주목받았고 국군체육부대(상무)를 다녀온 뒤 더욱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104경기 239타석을 소화한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46경기 타율 0.318(66타수 21안타) 1홈런 7타점 16득점 5도루, 출루율 0.392 장타율 0.409를 기록 중이다.
이유찬.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그는 "나만의 스트라이크존이 생긴 것이 크다. 나는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를 좋아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스트라이크 존이 확고해지다 보니 안 좋은 공은 치지 않는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삼진을 안 먹으려 내 스윙을 가져가다 보니 공이 잘 보여서 많이 출루하게 된 거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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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내가 출루를 하면 팀의 공격 루트가 다양해진다. 작전에 나갈 수도 있고 도루도 할 수 있다. 아무래도 빠른 주자가 루상에 나가면 상대 배터리는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그러면 볼 배합에 있어서도 우리 타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안겨줄 수 있다. 내가 출루해서 형들이 더 잘 친다면 나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보니 이유찬의 유니폼은 항상 더러워지기 일쑤다. 생각해 보면 이유찬의 유니폼은 퓨처스리그 시절부터 깨끗한 적이 드물었다. 이에 이유찬은 "그게 내 살 길이다. 2군에 있을 때도 유니폼이 더러워지는 걸 좋아했다. 슬라이딩할 때 다칠까봐 플레이를 주저한 적은 없는 것 같다"며 "난 그냥 과감하게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아무래도 루상에 나가면 (견제 등) 압박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유니폼이 더러워지면 나도 오늘 야구 좀 했구나 생각이 든다"고 미소 지었다.
이유찬(왼쪽)과 정진호 두산 1군 주루코치.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최근 박준영이 복귀하면서 이유찬은 5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다시 백업 요원으로서 대주자 혹은 대타로 나서지만, 항상 열심이다. 15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7회 허경민의 대주자로 나서서 양의지의 짧은 중견수 뜬 공 타구에도 2루까지 전력 질주해 추가 진루를 만들었다. 16일 경기에서는 8회 대타로 나와 잘 맞은 타구가 김혜성의 슈퍼 캐치에 잡혀 아쉬움을 남겼다.
이유찬은 "경쟁도 경쟁이지만, (박)준영이 형이나 (전)민재나 너무 친해서 서로 '왜 이렇게 잘하냐'고 놀리기 바쁘다. 누가 나가든 먼저 경기에 뛰는 사람이 있으면 열심히 응원해 준다. 요즘에는 민재가 잘하고 있어서 내가 다 기분이 좋다. 나중에 민재가 안 좋아지게 되면 그땐 내가 또 잘하면 된다. 서로 일단 나가면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 강하다"고 활짝 웃었다.
코치진의 전폭적인 응원과 지지는 이유찬을 더욱 뛰게 했다. 대주자, 대수비로 나가면서도 그가 언제든 한 발짝 더 뛰게 된 이유다. 이유찬은 "정진호 코치님과 고토 코치님이 '넌 네가 좋다고 판단했을 때 항상 가라', '죽어도 괜찮으니 항상 자신 있게 뛰어'라고 이야기해 주신다. 시즌 초반만 해도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그런 응원을 들으며 계속 경기에 나가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목표는 딱히 없다. 요즘은 그저 야구장에 나오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 (박)준영이 형이 다치고 와서 좋은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해줬는데 '야구를 못해서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 야구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게 더 스트레스'라는 말이 많이 와닿았다. 나도 야구장에 나와서 야구를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함과 행복함을 느끼며 많이 즐기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유찬.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