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한 컷의 그림이다" 레전드 좌완도 극찬한 김혜성 환상 수비, ML 스카우트 앞 쇼케이스 '제대로' 했다

스타뉴스 고척=김동윤 기자 2024.06.1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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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이 16일 고척 두산전 1회 말 홈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김혜성이 16일 고척 두산전 1회 말 홈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운동능력이었다. 연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몰고 다니는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이 모두가 보는 앞에서 제대로 쇼케이스를 했다.

김혜성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총 1만 3184명)에서 3번 타자 및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볼넷 3득점을 기록했다.



선발 하영민의 7⅓이닝 2실점 역투와 김혜성의 빠른 발을 앞세운 키움은 두산에 8-2로 승리, 4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승리로 키움은 2023년 6월 25일부터 시작된 두산전 홈 9연패를 끝냈다.

이번 두산과 홈 3연전에는 LA 에인절스, 탬파베이 레이스, 뉴욕 메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 총 4개 구단이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선수들을 지켜봤다. 이 중에서도 LA 에인절스와 탬파베이는 3연전 내내 고척스카이돔을 찾았고 한 구단은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도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김혜성에 대한 관심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올 시즌 후 해외 진출 포스팅 신청 자격을 갖추게 된다. 지난 1월 키움 구단과 면담을 통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도전을 허락받았고, 지난 3일에는 굴지의 글로벌 스포츠 에이전시 CAA 스포츠와 계약을 체결했다.

김혜성은 자신을 보기 위해 온 스카우트들 앞에서 자신의 강점을 가감 없이 발휘했다. 대표적인 장면이 1회 말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 즉 그라운드 홈런을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키움이 0-2로 뒤진 1회 말 2사에서 김혜성은 곽빈의 5구째 직구를 걷어 올려 중앙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큰 타구를 때려냈다. 3루까진 무난해 보였다. 중견수 조수행이 내야수에게 송구했을 때 이미 김혜성은 2루를 지나치고 있었고 김혜성은 3루에 다다르자 속도를 줄였다. 하지만 주루 코치의 팔은 계속해서 돌아갔고 김혜성은 이를 확인하고 3루 베이스를 박차고 속력을 붙여 홈까지 바로 내달렸다. 그사이 중계된 공은 포수 양의지에게 전달됐으나, 양의지가 그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고 태그를 시도하면서 김혜성의 개인 첫 그라운드 홈런이 만들어졌다.

올 시즌 두 번째이자 KBO 리그 통산 96번째 그라운드 홈런. 히어로즈 구단 역사에서도 2022년 8월 2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야시엘 푸이그 이후 두 번째 그라운드 홈런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김혜성이 16일 고척 두산전 1회 말 그라운드 홈런을 위해 홈까지 달리고 있다. /사진=TVING 제공김혜성이 16일 고척 두산전 1회 말 그라운드 홈런을 위해 홈까지 달리고 있다. /사진=TVING 제공
경기 후 김혜성에 따르면 3루에서 속도를 줄인 건 본인의 판단이었다. 김혜성은 "2루를 돌며 봤을 때는 3루까지밖에 가지 못하겠다고 판단해 멈칫했다. 그런데 주루 코치님이 계속 돌리셔서 뛰었다. 멈춘 건 제 잘못이고 주루 코치님이 돌린 이상 뛰는 게 맞다 보니 더 간절하게 홈까지 뛰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속도를 줄인 상태에서 다시 그와 비슷한 속도를 내는 건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김혜성의 뛰어난 운동능력을 입증한 장면. 경기 후반에도 또 한 번 그런 장면이 나왔다. 김혜성은 키움이 7-2로 앞선 8회 초 1사 2루에서 이유찬의 다소 느리게 뜬 타구를 점프해 잡아냈다. 모두의 탄성을 자아낸 호수비였다.

이 장면을 두고 이상훈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빠른 타구보다 느린 타구 처리가 힘들다. 지금도 점프의 타이밍을 애써 맞춰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김혜성의 야구에 대한 센스를 알 수 있는 장면이다. 한 컷의 그림으로 남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상훈 해설위원은 KBO리그 통산 71승 40패 1홀드 98세이브 평균자책점 2.56을 기록한 레전드 좌완 투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김혜성의 당장의 성과보다 뛰어난 운동능력과 야구 센스를 통한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일찍 미국으로 가 수비를 처음부터 다시 배우고 골드글러브 유격수로 성장했듯, 김혜성에게도 그럴 만한 운동능력과 센스가 있다고 본 것.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는 스타뉴스에 "김혜성의 KBO리그에서 운동능력은 최고 수준이고 워크에식(직업 윤리 및 태도)이 정말 좋다"고 칭찬했다. 또 다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B 역시 "김혜성의 운동 능력은 국내 유격수 중에서도 최고라고 생각한다. 운동 신경이 정말 좋고 수비 범위가 넓다"고 눈여겨본 바 있다.

김혜성은 문촌초(고양시리틀)-동산중-동산고 졸업 후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2017년 1군 데뷔 후 꾸준히 성적이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고 3일 시점까지 통산 876경기 타율 0.301(3128타수 940안타) 34홈런 342타점 536득점 196도루, 출루율 0.361 장타율 0.398을 기록했다. 2021년 커리어 첫 3할 타율과 도루왕(46개)을 차지하며 KBO 리그 대표 2루수로 주목받았고 그해 여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주전 2루수를 꿰차며 주목받았다.

이후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아 지난해에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거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는 주장을 맡아 각각 금메달과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미국 매체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김혜성이 CAA와 손잡은 소식을 전하면서 "김혜성은 뛰어난 주력과 콘택트 능력을 갖춘 유틸리티 선수로, 그를 잠재적인 주전 2루수로 보는 구단이 있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특히 최근 찾은 파워를 계속해서 보여줄 수만 있다면 빅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성(가운데)이 16일 고척 두산전 6회 초 허경민의 타구를 병살 처리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김혜성(가운데)이 16일 고척 두산전 6회 초 허경민의 타구를 병살 처리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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