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하영민이 16일 고척 두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하영민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총 1만 3184명)에서 7⅓이닝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5승(3패)째를 챙겼다.
1회 초가 가장 큰 위기였다. 하영민은 허경민에게 볼넷, 양의지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양석환에게 우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강승호의 타구를 직접 잡아 1루 송구로 처리한 뒤로는 나무랄 데 없는 아트 피칭이 이어졌다.
수비 도움도 받았다. 6회 초 1사 허경민의 타구를 유격수 김태진이 2루수 김혜성과 함께 처리했고 7회에는 강승호의 장타성 타구를 중견수 이용규가 점프 캐치로 잡아냈다. 8회 초 1사에서 박준영에게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고 나서야 김성민과 교체돼 마운드를 떠났다. 이후 김성민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면서 하영민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키움 하영민이 16일 고척 두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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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민은 "7회를 마치고 감독님께서 완투를 해보자고 하셨다. 정타를 맞으면서 완투는 못 하게 됐지만, 팀이 승리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이틀간 아리엘 후라도, 엔마누엘 헤이수스로 이뤄진 키움의 외국인 원투펀치를 상대로 26안타 10점을 내던 두산은 하영민을 상대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날 하영민은 7⅓이닝 동안 최고 시속 148㎞의 직구 40구와 슬라이더 18구, 포크 14구, 커브 12구, 체인지업 1구 등 총 85구를 던지며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잘 제구된 직구가 두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하영민은 "경기 전 이승호 코치님께서 직구로 빠르게 카운트를 잡고 변화구로 승부하자는 전략을 세워주셨다. 불펜에서도 마정길 코치님께서 직구가 너무 좋다며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셨다"고 전했다.
이날 피칭으로 그는 2014년 데뷔 후 처음으로 7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광주수창초-진흥중-진흥고를 졸업한 하영민은 2014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4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인 2014년 6월 20일 목동 SK(현 SSG)전 6⅓이닝 3실점을 기록한 것이 그의 한 경기 최다 이닝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날 7⅓이닝 투구로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 소화와 동시에 첫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하영민은 "그동안 선발투수로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마음이 안 좋았다. 오늘 처음으로 7이닝 이상 책임지면서 그런 마음이 해소된 것 같다"며 "감회가 새롭다. 선발 투수로서 6이닝 이상 투구는 항상 마음속에 갖고 있다. 앞으로 이런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키움 하영민(가운데)이 16일 고척 두산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팀원들과 기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