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에게 최근 국회 원(院) 구성을 둘러싼 여야간 극한 대치 상황과 여당의 전략 부재에 대한 지적에 "때를 기다려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의 입법 폭주가 언젠가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란 희망적 사고이지만, 당장 야당의 상임위 장악에 대응할 묘책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 원내엔 이런 회의론이 팽배하다. 국민들이 총선에서 회초리를 든 만큼, 지금은 매를 맞을 때란 의견도 많다.
현재의 대치는 일단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08석밖에 얻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범야권은 민주당 175석(현 170석)을 포함해 192석을 얻었다. 균형과 견제를 위해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국회 관례는 21대 국회 전반기 과반 이상을 차지한 민주당에 의해 16년 만에 깨졌고, 4년 뒤인 현재 되풀이됐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민주당은 지금 무려 108석을 만들어준 민심을 철저히 짓밟고 있다"고 했다. 석 달 뒤엔 어떤 일이 벌어질까. 21대 국회 전반기엔 민주당이 '임대차 3법', '검수완박법' 등을 강행처리했고, 민주당은 독주 프레임에 갇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대선에서 연이어 패배했다. 여당은 감나무 밑에서 홍시 떨어지길 기다려선 안 된다. 108석을 만들어준 민심에 부응하기 위해 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