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바라카 원전. (한국전력 제공)](https://thumb.mt.co.kr/06/2024/06/2024061609352048107_1.jpg/dims/optimize/)
한때 탈원전을 외치다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숙제 앞에 원전 건설로 돌아선 유럽을 다녀왔다. "한국 원전 기술과 산업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라는 질문에 대부분 "바라카 프로젝트를 관심있게 봤다"는 답이 돌아왔다. "바라카 프로젝트는 최근 가장 성공적인 원전건설", "바라카의 경험을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극찬이 나온다.
팀코리아가 단 1건 공사로 기존 원전 수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바라카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신뢰 덕이다. 일반 공사와 달리 원전 건설은 설계변경과 그에 따른 공사비 증액, 관련 소송이 잦은데 바라카 원전은 열악한 사막 환경에서도 큰 설계변경 없이 제때 공사를 마친, 드물게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을 달성한 공사라는 얘기다. 최근 적적한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공사기간이 늘어나면서 수십조원대 손실이 발생한 영국 힝클리포인트 원전공사와 대조적이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에서 원전을 연구하고 있는 마이클 블럭 교수는 "영국은 이미 지식기반을 많이 잃었다"며 "원전 관련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의 커리어가 끝을 보고 있다(은퇴 시기가 임박했다)"고 말했다. 원자로를 직접 운영하는 것은 물론, 안전 규제와 적정한 운영기준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원전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블럭 교수의 설명이다. 체코 등 중앙유럽에서도 원전 운영 노하우 전수는 수주전 결과를 좌우할 중요 입찰 조건으로 꼽힌다.
한국은 비교적 최근 해외에서 대규모 원전 건설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국내와 UAE에서도 검증받은 원전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1건의 해외 건설프로젝트지만 악조건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낸 덕에 기술적·인적 경쟁력을 충분히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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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의 복(復)원전과 야권의 탈(脫)원전 논쟁 등 국내에선 원전은 정치적 수싸움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해외에서 원전이 다시 지어지고 있고 우리 기술을 수출할 수십조원 규모 기회가 눈앞에 다가온 것은 '진행' 중인 현실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K-원전 기술에 찬사가 이어지는 것 역시 고무적이다. 다음달 우선협상자 발표를 앞둔 체코 원전 수주전의 낭보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