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은 비둘기파?…눈치보던 도쿄 증시 상승 반전 [Asia마감]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24.06.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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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05.07  ⓒ AFP=뉴스1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05.07 ⓒ AFP=뉴스1


아시아 주요 증시가 14일 약보합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의 짙은 관망세에 일본과 중국 대표 지수들이 힘을 받지 못했다.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0.24% 상승한 3만8814.5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뚜렷한 방향을 나타내지 못하고 혼조세를 보이던 지수는 오후 들어 일본은행의 6월 통화정책결정회의 결과가 발표되면서 상승 반전했다.

일본은행(BOJ)은 이날 이틀간 열린 통화정책결정회의를 마치고 0~0.1%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2회 연속 동결이다. 반면 매월 6조엔(약 52조원) 규모로 매입하고 있는 장기 국채 매입 규모는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감액 속도는 다음 달 회의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구체적인 감액 수치 발표가 미뤄지면서 일본은행이 긴축 통화정책을 꺼리는 '비둘기파'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지며 매수세로 이어졌다"며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실제 일본은행의 이러한 발표 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7엔 초반대에서 157엔 후반대로 뛰었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국채 매입을 줄이면 시장 금리와 엔화 가치 상승 요인이 되는데, 이에 반하는 것이다.



NHK는 시장 관계자를 인용해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국채 매입 축소 규모를 제시할 것이라는 시각이 강했으나 다음 회의로 발표가 멀어지면서 일본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중화권 증시는 엇갈렸다. 이날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12% 상승한 3032.63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오전 중 하락세를 보이다 오후 들어 소폭 상승 반전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마감을 30여분 앞두고 전날보다 0.49% 빠진 1만8024.09를 나타내고 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다음 주 발표될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짚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오는 17일 산업생산, 소매 판매, 고정자산투자, 부동산개발 투자 등의 경제지표를 발표한다. 앞서 지난달에 발표한 중국의 4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6.7% 늘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으나 소매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해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에도 바닥 수요가 요지부동인 탓에 중국 시장의 경기 침체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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