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신용담보대출 상품 개수/그래픽=윤선정
16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이달 주담대 금리를 기존보다 최고 2.1%포인트(P) 낮췄다. 인하된 금리에 따라 사업자 고객은 5.54~14.95%, 개인 고객은 5.54~11.95%의 금리로 주담대를 받을 수 있다. SBI저축은행이 금리를 낮춘 건 주담대 유입을 늘리기 위해서다.
저축은행이 신용대출 대신 주담대를 확대하는 건 상대적으로 건전한 자산이어서다. 높은 금리의 신용대출을 취급하면 높은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에 따른 이익)을 얻을 수 있으나 현재 저축은행은 수익성 확보보다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1분기 79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8.8%로, 지난해말 6.55%에서 3개월 만에 2.25%P 높아졌다. 높아진 연체율로 대손충당금 규모가 늘어나며 올해 1분기 1543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웰컴저축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3월말 1135억원에서 올해 3월말 7321억원으로 545% 급증했다. 동산담보대출의 상당수는 자담대로 구성된다. 상상인저축은행도 올해 들어 오토론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전체 대출에서 동산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3월말 12%에서 올해 3월말 1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마트저축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1870억원에서 2105억원으로 13% 늘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업황이 너무 안 좋은데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보니 신용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담보대출을 늘리고 있다"며 "예대마진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고객을 끌어오기에 용이한 상품이 담보대출"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더이상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로 돈을 벌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찾게 된 다른 대안이 자담대"라며 "최근에 각 회사에서 자담대를 주력 상품으로 삼게 되면서 동산담보대출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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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저축은행들이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을 많이 취급하다보니 주택이나 자동차 등의 담보가 없는 서민들은 돈을 빌리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