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BIS 국장 "아고라 프로젝트 韓 참여, 큰 의미…국제사회 인정"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24.06.1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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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국장이 지난해 11월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사진=(서울=뉴스1)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국장이 지난해 11월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사진=(서울=뉴스1)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이 14일 국가 간 지급결제 개선을 연구하는 '아고라 프로젝트'와 관련해 "글로벌 금융인프라의 새로운 스탠다드 설정 작업에 한국이 처음부터 참여하게 됐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이날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의 영상 축사를 통해 "한국의 참여는 그동안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진행해 온 예금 토큰을 활용한 CBDC 연구가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아고라 프로젝트는 토큰화된 은행 예금과 기관용 중앙은행 화폐를 활용해 국가간 지급결제의 효율성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는 연구다. 미국·영국·일본·프랑스·스위스 등 주요 5개 기축통화국과 함께 한국, 멕시코까지 7개국이 참가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참가국에서 다수의 민간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만큼 BIS의 관련 프로젝트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다. 개념 검증 단계를 넘어 실거래 구현 전 단계인 프로토타입(prototype)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신 국장은 "중앙은행이 참여하는 아고라 프로젝트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국제 통화 인프라"라며 "가상자산과는 달리 기존의 법제도나 규제, 거버넌스에 역행하지 않고 '토큰화'의 잠재력을 현실화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국가간 지급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 국제사회가 당면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G20에서는 2027년까지 국가간 지급 거래 시 거래 비중의 75%를 1시간 이내에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G20 로드맵으로 제시한다"며 "한국의 경우 1시간 이내 처리되는 거래 비중이 최근 3년간 30%에 머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간 송금시 고객 신원 확인절차와 자금세탁·테러자금 확인 절차가 강화된 것이 처리 지연에 가장 큰 요인"이라며 "환거래은행들이 손실 발생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분절화된 현행 국가간 지급 과정은 효율성이 떨어지고 많은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대상 조사결과 지난해 국가간 지급 중 약 11%의 거래실패가 발생했고 38억달러의 잠재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신 국장은 "미래의 환거래은행 비즈니스는 토큰화된 예금과 토큰화된 중앙은행 화폐를 중심으로 구성된 새로운 금융시장인프라 위에서 작동될 것"이라며 "토큰화를 활용하면 더 효율적이고 경제성 있는 환거래은행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국장은 "이 시스템의 목적은 기존의 국가 간 지급 통로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용 감축과 서비스 강화를 통해 사라진 통로들을 되살리는 것"이라며 "저소득 국가는 확장된 무역과 송금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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