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악셀' 밟는 LG전자 플랫폼, '매출 1조원' 달성 빨라지나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4.06.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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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풀악셀' 밟는 LG전자 플랫폼, '매출 1조원' 달성 빨라지나
LG전자가 플랫폼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다. 강력한 가전 경쟁력을 앞세워 연내 광고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도 공개했다. 세트(완성품) 수요 부진과 중국 업체와의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출시한 국내의 여러 차량 모델에 플랫폼 '웹OS'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출시를 앞둔 기아자동차의 'EV3'에도 내연기관 차가 아닌 전기차로는 처음으로 웹OS 플랫폼이 탑재됐다. 스마트TV와 동일한 수준까지 차량용 LG채널 서비스를 늘리는 등 점차 범위를 넓혀가고 있어 조만간 해외 완성차 브랜드와의 협업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LG전자의 목표는 플랫폼이 장착되는 디바이스 수를 3억대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스마트TV나 자동차 등 디스플레이가 있는 제품은 모두 대상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웹OS 광고매출이 지난해 7400억원에서 올해 1조원 단위로 커질 것"이라며 "성장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플랫폼에 힘을 주는 것은 가전 시장이 다운턴(불황)에 접어들 때를 대비해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플랫폼은 FAST(광고 기반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한 콘텐츠 등 수요 감소의 영향을 적게 받는 소프트웨어 사업이다. 웹OS를 장착하는 다른 제조사의 TV에 구동 부품을 판매하는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출하량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 중국 TV와의 차별화도 가능하다. 하이센스·TCL 등 중국 제조사가 최근 LCD를 넘어 OLED TV 출시를 서두르면서 외적 성장이 빨라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플랫폼 경쟁력은 미약하다. 콘카 등 대형 제조사도 웹OS를 탑재한 제품을 해외 시장에 공개할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제조사는 소프트웨어를 만들 때 제약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플랫폼 구축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웹OS를 사용하는 제품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전세계에서 2억대 이상의 스마트 TV에 탑재됐으며, 웹OS를 탑재한 TV 제조사는 400개가 넘는다. 직관적이고 깔끔한 인터페이스와 우수한 호환성 덕분이다. 영국 테크매체 포켓린트는 삼성이나 구글, 애플 등 7개 스마트TV OS(운영체제) 중 LG전자 웹OS를 1위로 꼽으며 "사용 편의성이 좋고 알렉사·구글 어시스턴트 등을 지원한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AI(인공지능) 성능이 강화되면서 산업용 디스플레이와 스마트모니터 등에도 웹OS가 적용되는 사례가 더 늘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수요가 등락을 반복하면서 하드웨어 중심의 수익 모델로는 한계가 뚜렷해졌다"라며 "적용 디바이스 숫자를 빠르게 늘려 플랫폼 매출을 다른 사업부만큼 끌어올릴 수 있다면 수익성도 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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