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24' 광고판 점령한 중국 기업들…돈 싸들고 달려간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4.06.15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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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럽축구연맹(UEFA)/사진=유럽축구연맹(UEFA)


오는 15일 개막하는 202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 BYD,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5개 기업이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중국 전기차·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유럽 진출 열기를 반영하고 있다.

유로 2024는 유럽의 국가 대항전으로 월드컵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어 많은 기업들이 후원을 아까지 않는 이벤트다. 올해는 아디다스, 아토스, 베타노, 부킹닷컴, 코카콜라, 리디, 엥겔버트 스트라우스, 카타르 관광청과 중국 BYD, 알리익스프레스, 알리페이, 하이센스, 비보 등 총 13개 기업이 공식 글로벌 스폰서로 참여하며 이중 중국 기업은 5개다.



14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는 유로 2024는 중국 기업이 해외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짚었다. 직전 대회인 유로 2020의 경우 공식 스폰서 12개사 가운데 하이센스, 알리페이, 틱톡, 비보 등 중국 기업이 4곳을 차지했다. 그에 앞선 유로 2016 당시에는 공식 스폰서 10개사 중 중국 기업은 하이센스 한 곳 뿐이었다.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특히 중국 전기차업체 BYD는 독일 폭스바겐을 제치고 중국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공식 스폰서 자리를 차지했다. 중국 크로스보더(국경간)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도 이번에 처음 공식 스폰서가 됐다. BYD와 알리익스프레스의 신규 진입은 중국 전기차와 이커머스 플랫폼이 유럽 등 해외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음을 드러낸다. 가전(하이센스), 지불결제(알리페이), 스마트폰(비보) 업종도 해외 진출에 적극적임을 짐작할 수 있다.



중국 기업이 유로 2024 공식 스폰서가 되기 위해 후원해야 하는 금액은 얼마나 될까. 축구 데이터 분석 업체인 풋볼 벤치마크에 따르면 유로 2020의 공식 스폰서 수입은 약 5억유로(약 7400억원)다. 공식 스폰서 업체 12개사로 나누면 대략 4000만~5000만유로(약 592억~740억원) 범위로 추산할 수 있다.

유로 2024의 후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전 데이터를 참고하면 각 사가 적어도 4000만~5000만유로(약 592억~740억원)를 유럽축구연맹(UEFA)에 지불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유로 2024는 지난 12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소 17.4%에서 최대 38.1%에 달하는 반보조금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는 등 세계 각 국이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서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이 해외진출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음을 잘 드러낸다.


올해 처음 공식 스폰서로 선정된 BYD는 "중국 전기차가 해외로 진출하는 새로운 본보기를 만들고, 중국의 전기차를 이끌고 세계를 향해 '주행'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21세기경제보도는 시장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 브랜드의 유로 2024 후원은 보다 성숙하고 정교한 비즈니스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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