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기업 되찾고 멕시코 공장까지 확보…두산 재도약 이끄는 두산밥캣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4.06.14 11:38
글자크기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왼쪽)이 사무엘 가르시아 누에보레온 주지사와 두산밥캣 멕시코 신공장 착공식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두산밥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왼쪽)이 사무엘 가르시아 누에보레온 주지사와 두산밥캣 멕시코 신공장 착공식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두산밥


두산밥캣이 두산그룹 재도약의 선봉에 섰다. 거침없는 실적 도약을 발판으로 글로벌 건설장비 업체 '톱 10'에 진입했고, 그룹이 3년전 재무위기 탓에 울며 겨자먹기로 팔았던 알짜회사를 다시 사들였다. 여세를 몰아 핵심 시장인 북미 지역 공략을 위해 멕시코 신공장 착공에 나섰다. 그룹이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마련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산밥캣은 13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소형 로더 생산공장 착공행사를 열었다고 14일 밝혔다.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인테르푸에르토 몬테레이 산업단지 내 신공장 부지에서 진행된 착공식에는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스캇박 두산밥캣 부회장, 마이크 볼웨버 두산밥캣 북미 지역장 등 두산그룹 경영진과 사무엘 가르시아 누에보레온 주지사, 누에보레온주 경제부 장관 및 협력업체 관계자, 현지 매체 등 총 200여 명이 참석했다.



6만5000 제곱미터(2만 평) 규모의 멕시코 신공장 건설엔 약 4000억원(3억 달러)이 투입된다. 2026년 준공이 목표다. 이 곳에선 두산밥캣의 스테디 셀러인 'M-시리즈' 소형 로더를 생산한다. 계속해서 늘고 있는 북미 시장의 건설장비 수요에 대응한다.

멕시코는 미국과 국경을 맞댄 요충지로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에 따른 무관세 혜택과 탄탄한 제조업 인프라, 숙련된 인력 등을 갖춘 글로벌 생산 거점이다. 그 중에서도 북미 시장 접근성과 비용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멕시코의 산업수도'로 불리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를 두산밥캣의 신공장 부지로 낙점했다.



두산밥캣, 글로벌 건설기계 순위 변화/그래픽=윤선정두산밥캣, 글로벌 건설기계 순위 변화/그래픽=윤선정
멕시코 신공장이 가동되면 두산밥캣의 북미시장 로더 제품 생산능력은 지금보다 약 20%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밥캣의 글로벌 생산거점 또한 기존 한국, 미국, 체코, 프랑스, 독일, 인도, 중국을 포함해 8개국으로 확대된다.

북미는 두산밥캣의 핵심 시장이다. 북미 건설기계 시장은 미국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고성장세를 이어간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의 74%를 북미에서 올린, 북미 소형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 1위 회사다. 북미 지역 공략은 회사의 외형이 지난 5년간 2배 성장한 원동력이었다.

이 같은 고속성장에 힘입어 두산밥캣은 지난해 세계 건설기계 기업순위 10위에 올랐다. 두산밥캣의 세계 순위는 2022년 14위, 2023년 11위, 2024년 10위로 우상향했다. 이 기간 매출은 2021년 5조8162억원에서 2022년 8조6219억원, 2023년 9조7589억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매년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2021년 5953억원이던 두산밥캣의 영업이익은 2022년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3년 1조3899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의 연평균 성장률은 55%에 달한다.


이 같은 성장을 발판으로 최근엔 3년전 그룹이 재무위기 탓에 팔았던 알짜회사 모트롤을 다시 사들였다. 모트롤은 건설 장비를 비롯한 중장비의 핵심 부품인 유압기기를 제조하는 회사다. 재계는 그룹 핵심 캐시카우 두산밥캣의 약진과 모트롤 인수, 멕시코 신공장 건설을 통해 그룹 재도약이 궤도권에 들어섰다고 본다.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은 "두산밥캣은 과감한 투자와 혁신으로 글로벌 건설장비 시장을 선도해 왔다"며 "멕시코 신공장은 최대 수요처인 북미시장을 포함해 두산밥캣 제품에 대해 증가하고 있는 수요에 대응하며 두산밥캣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두산밥캣 신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시삽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반 리바스 누에보레온 경제부 장관,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사무엘 가르시아 누에보레온 주지사/사진제공=두산밥캣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두산밥캣 신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시삽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반 리바스 누에보레온 경제부 장관,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사무엘 가르시아 누에보레온 주지사/사진제공=두산밥캣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