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美출장 화두는 'AI'…전략회의서 세부 계획 도출 기대

머니투데이 유선일 기자 2024.06.1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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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새너제이 소재 삼성전자 DSA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와 만났다./사진=삼성전자미국 새너제이 소재 삼성전자 DSA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와 만났다./사진=삼성전자


약 2주에 걸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미국 출장을 관통하는 화두는 'AI(인공지능)'다. 이 회장은 메타·아마존·퀄컴·버라이즌 등 빅테크 CEO(최고경영자)와 잇달아 만나 반도체·모바일·통신 분야 AI 사업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미국 출장 중 논의된 사안은 이달 말 '글로벌 전략회의'를 거쳐 구체적인 사업 계획으로 도출될 전망이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서부 팔로알토의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에 초청받아 단독 미팅을 했다. 지난 2월 저커버그 CEO 방한 때 이 회장 초대로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회동 후 4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은 AI·가상현실·증강현실 등 미래 ICT(정보통신기술) 산업과 SW(소프트웨어)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AI 부문에선 반도체 사업 관련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저커버그 CEO는 2월 방한 때 "삼성은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이 삼성과 협력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2일에는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앤디 재시 아마존 CEO와 만났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부회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한진만 미주총괄(DSA) 부사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배석했다.



이 회장과 재시 CEO는 생성형 AI, 클라우드 컴퓨팅 등 주력 사업 관련 시장 전망을 공유하고 추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아마존이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반도체 사업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아마존은 반도체 외에도 TV·모바일·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 회장은 10일에는 미국 새너제이 소재 삼성전자 DSA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와 만나 AI 반도체, 차세대 통신칩 등 미래 반도체 시장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통신칩 분야 글로벌 팹리스인 퀄컴은 삼성과 오랜 기간 협력해왔다. 최근에는 AI PC, 모바일 플랫폼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장과 경영진이 미국 출장 중 논의한 사안은 이달 말 열리는 전략회의를 거쳐 구체적인 비전과 사업계획으로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 각각 상반기·하반기 전략회의를 열어 사업 부문별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한다.


전략회의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린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에서 주도권을 찾기 위한 전략이 도출될지 관심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글로벌 AI 가속기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에 HBM 공급을 확정하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의 HBM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사실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번 미국 출장 중 이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났을 가능성이 있다. 이 회장은 약 2주 동안의 미국 출장 중 30여건의 일정을 소화했는데 이 가운데 일부만 공개됐다.

반도체 외 다른 주력 사업 전략회의에서도 초점은 AI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IT(정보기술) 전 영역에서 AI를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 회장은 사티아 나델라 MS(마이크로소프트)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과도 수시로 AI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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