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236% 뛴 우라늄 가격…러시아가 쏘아올린 '원자력' 붐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24.06.1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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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만 61곳, 우라늄 수요 초과…
캐나다 넥스젠 등 우라늄 채굴회사 주가도 수직 상승

[웨인스보로=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남동부 웨인스보로에 있는 보글 원자로 냉각탑 3호기(왼쪽)와 4호기의 모습. 전력회사인 조지아파워는 이날 보글 3호기가 시험 운행을 완료했다며 현재 안정적으로 전력을 송전망으로 보내고 있다고 발표했다. 2023.08.02 [웨인스보로=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남동부 웨인스보로에 있는 보글 원자로 냉각탑 3호기(왼쪽)와 4호기의 모습. 전력회사인 조지아파워는 이날 보글 3호기가 시험 운행을 완료했다며 현재 안정적으로 전력을 송전망으로 보내고 있다고 발표했다. 2023.08.02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원자력을 다시 주목하자 우라늄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우라늄 가격이 5년 새 3배로 뛰자 채굴 붐이 일면서 글로벌 광산주도 주가 상승에 웃고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짓고 있는 원자력발전소는 총 61개, 추가 계획된 발전소도 90개에 달한다. 제안 단계의 원자력 발전소도 300개가 넘는다. 이미 문을 닫은 발전소까지 재가동하자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할 에너지가 마땅치 않자 결국 원자력으로 회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원자력 발전에 필수적인 우라늄 가격이 급등해 최근 5년간 226%(11일 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 뛰었다. 같은 기간 금과 구리 가격 상승폭의 3배가 넘는다.

덕분에 우라늄 채굴이 활발해졌다. 세계원자력협회는 글로벌 자본이 몰리는 캐나다가 향후 카자흐스탄을 제치고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최근 우라늄 채굴을 국가의 탄소 배출 제로 계획의 핵심 요소로 삼았다.



5년새 236% 뛴 우라늄 가격…러시아가 쏘아올린 '원자력' 붐
우라늄 채굴 열기는 주식시장에도 퍼졌다. 캐나다의 우라늄 광산업체들은 최근 4년 동안 주가가 400% 이상 급등했다. 넥스젠(NexGen)은 아직 시추 단계라 우라늄 판매 실적이 '제로'(0)인데도 시가총액이 40억달러에 달한다. 넥스젠은 캐나다 우라늄 채굴 붐의 중심지인 서스캐처원주 패터슨 호수 주변의 토지와 광물권을 갖고 있다.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 스티븐 코헨 SAC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회장, 헤지펀드 출신의 억만장자 스탠 드러켄밀러 등 금융계의 유명 인사들도 우라늄 투자에 가세했다.

중국, 인도 , 일본, 미국, 유럽 등의 우라늄 수요는 업계의 채굴 속도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 데이터 제공업체인 트레이드테크의 트레바 클링비엘 사장은 2030년대까지 우라늄 수요가 연간 공급을 1억 파운드 이상 초과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글로벌 우라늄 공급 부족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천연가스를 대체할 연료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럽을 비롯해 많은 국가들은 우라늄 원료 및 농축 우라늄을 러시아에 의존해왔지만, 전쟁 이후 대체 공급처를 찾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산 우라늄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한편 우라늄 매장지는 세계 최대 생산국인 카자흐스탄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지구 전역에 흩어져있으나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의 애서배스카 분지만큼 매장량이 풍부한 곳은 없다. 현재는 카자흐스탄이 전 세계 우라늄 채굴량의 40%를 생산하고 있고 캐나다는 21%로 글로벌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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