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도 영재학교 경쟁률은 소폭 상승한 이유는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2024.06.1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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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9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모습/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지난 5월 29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모습/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의과대학 지원시 불이익이 있는 영재학교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정원이 대폭 확대됐으나 이공계를 희망하는 최상위권 중학생들에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종로학원이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제외한 전국 7개 영재학교의 2025학년도 신입생 원서접수 현황을 취합한 결과 총 669명 모집에 3985명이 지원해 5.96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5.86대 1이었던 지난해보다 소폭 오른 수치다. 지원자 수 역시 전년(3918명) 대비 67명 증가했다.



전국에서 가장 경쟁율이 가장 높은 영재학교는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로 7.52대 1을 기록했다. 이어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7.37대 1 △대구과학고 6.56대 1 △서울과학고 6.18대 1 △광주과학고 5.58대 1 △경기과학고 4.99대 1 △대전과학고 4.09대 1 순이었다. 지난 12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아직 경쟁률이 공개되지 않아 집계에서 빠졌다.

영재학교는 입학한 후 의약학계열 대학에 지원할 경우 징계·졸업 유예, 교육비·장학금 환수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이공계 인재 양성을 위한 영재학교가 의대 입시 준비 통로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교육부는 지난해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을 통해 영재학교 졸업 후 의대를 지원할 경우 수상실적·연구활동 등 영재학교만의 특성이 담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제출을 차단하도록 했다. 이에 올해 의대 모집인원이 전년보다 1509명 늘어나면서 영재학교 경쟁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지원자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경쟁률 추세는 의대 증원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재학교 지원자들은 사실상 초등학교때부터 영재학교 진학을 준비했던 학생들이라 갑작스럽게 일반고 등으로 진학경로를 바꾸기에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영재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이 향후에라도 의대 진학을 위해 학교를 이탈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자퇴 또는 일반고로 전학을 가는 경우다. 영재학교 졸업 후 수능을 다시 봐 의대에 도전할 수도 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2년 KAIST(한국과학기술원) 등 4개 이공계특성화대학 중도 이탈자는 268명으로 전년(187명)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임 대표는 "이공계 집중 육성정책과 맞물려 영재학교 내에서도 이공계 엘리트 학생들이 해당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여러 정책적 노력들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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