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신라면 등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한국 식품을 판매하는 아시아계 식료품점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더 이상 아시아계 이민자 밀집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틈새시장이 아니며 미국 주류 시장에서도 통하는 문화현상이 됐다는 진단이다. 사진은 줄을 서서 'H마트' 개장을 기다리는 미국 소비자들. /사진=H마트 인스타그램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그곳을 지역 식료품점이라 부르지 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식료품점 'H마트', 인도 식료품점 '파텔브라더스', 중국 식료품점 '99랜치마켓' 등 아시아계 식료품점들이 대형 체인으로 성장하고 있고 전했다.
틈새시장으로 치부됐던 아시아계 식료품점들이 부상한 배경에는 한국 식품에 대한 재평가가 있다. 불닭볶음면·신라면 등 매운 라면들이 큰 인기를 끌고 김치·비빔밥·만두 등이 건강식으로 평가받으면서 이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아시아계 식료품점으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몰리는 것이다. 사진은 한 소녀가 H마트 라면 코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사진=H마트 인스타그램
NYT는 과거 미국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라면들이 이제는 소셜미디어 틱톡은 물론 대학 기숙사, 월마트 등 어디에서나 마주하는 음식이 됐다고 짚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신라면이 5억개 이상 팔렸다는 집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H마트의 브라이언 권 사장은 "이제는 매장을 찾는 고객의 30%가 비아시아계 미국인"이라며 "이들을 위해 시식 코너를 늘리고 영어 안내문을 비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식품들을 판매하는 H마트 온라인몰/사진=H마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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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업체 맥킨지도 아시아계 슈퍼마켓이 미국 내 식품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1% 미만이지만 실제 영향력은 훨씬 막강하다고 분석했다. 월마트 등 미국을 대표하는 유통 업체들이 한국 등 아시아 식료품 코너를 별도로 운영할 정도로 대세가 됐다. 대형 유통체인 상품 담당 직원들은 H마트 등 아시아 식료품점에서 무엇이 잘 팔리는지 실시간으로 살피기도 한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에 따르면 미국 내 슈퍼마켓에서 '아시아·전통음식' 코너 매출은 최근 1년여간(2023년 4월~2024년 4월) 약 4배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