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뉴스1
주요 외신과 업계 및 전문가들은 유럽의 관세 인상은 튀르키예에 이어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 견제 행보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미·중 간 패권전쟁이 유럽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영국 글래스고대 객원교수인 아싯 비스와스는 "미국과 유럽이 자국 전기차 경쟁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을 벌고자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조사와 관세 인상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장쑤성 쑤저우항에서 수출 선박 선적 대기 중 BYD 전기차 /AFPBBNews=뉴스1
'유럽의 관문'으로 불리는 튀르키예는 EU보다 먼저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무역장벽을 높였다. 튀르키예는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오는 7월7일부터는 이를 하이브리드와 내열기관차 등 모든 중국산 차량에 적용하기로 했다. 튀르키예 상무부는 "국내 생산량 증가와 보호를 위해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일반 승용차와 하이브리드차에 4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추가 관세가 차량당 최소 7000달러(964만원)로 설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첨단 산업 제품은 아니지만 남미에서는 멕시코, 칠레, 브라질이 중국산 철강에 대해 잇따라 관세를 상향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중국 보복' 무서운 업계…"관세 인상보다 '인하' 원한다"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이 자국 기업에 도움이 될 거란 정부의 주장과 달리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피해를 우려한다. 특히 중국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큰 독일 자동차 업계의 우려 목소리가 크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시장 진출은 시장 경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유럽 당국의 추가 관세 인상을 반대하고 오히려 '관세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뉴스1
BMW의 올리버 집세 회장은 "EU에서 중국산 부품이 없는 자동차는 단 한 대도 없을 것이다. (EU의 관세 인상 조치는) 자기 발에 총을 겨누는 격"이라며 "관세를 부과하면 탄소 배출을 줄이고 전기차 등 필요 기술 개발을 선도하려는 EU의 계획도 무산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관세 인상 등 중국산 전기차 유입 차단보다 새로운 제품 및 기술 개발 지원 등 유럽 업계가 성장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EU 회원국인 헝가리의 경제부는 이날 관세 조치 발표 후 성명을 통해 "보호무역주의는 해결책이 아니다"라면서 "EU는 징벌적 관세 대신 유럽 전기차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비판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