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미국 ETF 연초 이후 수익률/그래픽=김지영
이상한 건 환율 효과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미국 증시에 있는 동일한 상품인 QQQ보다 수익률이 낮다는 사실이다. A씨는 그 원인이 높은 환헤지 비용에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환헤지 상품에 투자한 걸 후회 중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주요 ETF의 올해(1월2일~6월11일) 수익률은 △TIGER 미국나스닥100 20.13% △KBSTAR 미국나스닥100 20.2% △ACE 미국나스닥100 20.17% △KODEX 미국나스닥100TR 20.68%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환율 변동을 제거한 환헤지형 상품은 환율 상승의 수혜를 누리지 못해 환노출형 대비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요 상품의 올해 상승률은 △KODEX 미국나스닥100(H) 11.06% △KOSEF 미국나스닥100(H) 12.42% △TIGER 미국나스닥100TR(H) 11.75% 등으로 환노출형 수익률의 절반 수준이다.
나스닥 ETF뿐 아니라 S&P500 등 미국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면 모두 환노출형이냐 환헤지형이냐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문제는 환헤지형이 기초지수나 미국 증시에 상장한 대표 상품 보다도 수익률이 낮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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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변화가 수익률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론적으로 환헤지 상품과 미국 증시에 상장한 상품 간 수익률 차이는 거의 없어야 한다. 하지만 올해 수익률만 놓고보면 나스닥 환헤지 ETF가 나스닥 대표 상품인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티커 QQQ)보다 2~3%포인트 정도 수익률이 낮게 나타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수익률 차이 만큼이 환헤지 비용으로 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환율을 헤지 할 경우 외환 선물 매매를 이용하는데 이 때 양 국 간 금리 차이에 따라 헤지 비용 또는 수익이 발생한다.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높을 때는 환헤지를 통해 이익이 나지만 그 반대라면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각각 3.5%, 5.5%로 2%포인트 차이다. 이 금리 차이만큼 헤지 비용이 발생하고 환헤지형 상품의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자산운용사들은 ETF의 저렴한 수수료를 내세우면서도 높은 헤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헤지형 상품의 투자설명서를 살펴보면 총 보수 항목에 △집합투자업자 보수 △지정참가회사 보수 △신탁업자 보수 △일반 사무관리회사 보수 등이 명시돼 있는데 헤지 비용과 관련된 내용은 없다.
일부 상품의 투자설명서에는 '국내보다 금리가 높은 국가의 통화를 대상으로 환헤지를 할 경우에는 이론적으로 당해 금리 차이만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 안내돼 있긴 하지만 정확한 비용이 얼마인지는 나타나 있지 않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리나 경제 상황에 따라 헤지 비용이 달라질 수 있어 투자설명서에 정확한 금액을 기재하기 어렵다"며 "한국 금리가 다시 미국보다 높아진다면 헤지 이익이 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