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디즈니+
‘애콜라이트’의 시대 배경은 ‘스타워즈: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부터 100여년 전인 ‘하이 리퍼블릭’ 시대로 스카이워커 가족이 등장하기 훨씬 이전의 타임라인이다. 때는 공화국의 황금 시기이며, 제다이 기사단은 공화국을 수호하고 평화를 지키는 임무를 수행한다.’애콜라이트’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유명한 슈퍼스타 제다이를 조명하는 대신 다양한 제다이를 오가며 ‘제다이’ 집단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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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과 콰이곤 진의 유사점은 외모만이 아니다. 마스터 솔은 한때 자신의 제자(파다완)였던 오샤가 제다이를 살해했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않는다. 반면 그에게 지시를 내리는 마스터 버네스트라는 냉정하게 원칙을 강조한다. 이야기 연결을 위한 기능적인 장면이지만 그의 표정을 보는 순간 이정재의 캐스팅이 단순히 ‘오징어 게임’의 인기에만 기대어 있지 않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한국 배우의 감정 표현은 한국인에게 친숙한 연기술이지만 겉으로 표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제다이의 세계에서는 희귀한 리액션이다. 마스터 솔의 이런 직설적인 감정 표현은 ‘애콜라이트’가 지향하는 제다이의 진심을 드러내는 셉트와 잘 맞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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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요다, 오비완 케노비, 아소카 등은 따뜻한 눈길을 기대하기는 힘든 마스터들이었다. 제다이 규율 속에서 감정 폭풍에 휘말렸던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비뚤어짐을 생각해 보라. 아나킨을 제다이로 데려왔던 콰이곤 진은 제다이 중에서도 인간적인 성품을 드러냈던 인물로 ‘스타워즈’ 팬들이 늘 존경을 표하는 캐릭터다. 글을 작성하는 시점으로 두 편의 에피소드만이 공개되었지만 이정재는 그 두 편을 통해 제다이 살인 사건을 수사하며 제자들에게 인자하고 자상한 대화를 건네는 면모를 보였다. 인간에 대한 신뢰와 공감을 보여주는 마스터 솔은 제다이 중심의 ‘스타워즈’ 서사에 이전과는 다른 기운을 불어넣는다. 자칭 ‘스타워즈’ 열혈팬이라는 ‘스크린 랜트(Screen Rant)’의 기자는 “마스터 솔은 완전히 신선하게 느껴지는 온화한 성격이고 , 그가 보여주는 취약성으로 인해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에 등장하길 원해왔던 이상적인 제다이의 모습으로 그려진다”고 마스터 솔 캐릭터를 반겼다. ‘버라이어티’도 “마스터 솔은 제다이의 양면성에 공감하는 새로운 얼굴”이라 강조했다. 또한 이정재의 배역을 두고 “영어권 미디어의 가장 큰 무대 중 하나를 통해 넷플릭스의 센세이션으로만 이정재를 알고 있던 미국인에게 폭 넓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라고 평했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등장한 마스터 솔의 제다이 액션은 강하게 제압하기보다 상대를 보호하는 듯한 몸짓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의 배려와 공감력은 수련의 결과이자 살인 사건 수사를 푸는 열쇠가 된다. ‘애콜라이트’는 기본적으로 탐정물이자 미스터리 스릴러, 열혈 복수극이지만 살인 사건을 해석하는 여러 시선이 교차하는 형식을 취한다. ‘러시안 인형처럼’으로 유명한 창작자 리즐리 헤드랜드는 무협 영화와 사무라이 영화에서 영향을 받았고, 특히 한 사건을 여러 시점으로 풀어내는 ‘라쇼몽’의 구조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초기 3부작 ‘스타워즈’ 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표현해왔고, ‘애콜라이드’의 끝에는 시스의 거대한 계획으로 인해 벼랑 끝에 몰리는 제다이 기사단의 위기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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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시리즈의 성공은 단순히 시청률로만 측정되지 않는다. IP가 성공을 거두면 미국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종류의 수많은 관련 상품이 개발된다. ‘만달로리안’은 상품 판매 측면에 있어 대성공한 시리즈였다.(한때 ‘그로구’ 인형은 팬들의 필수품이었다) ‘애콜라이트’가 성공을 거둔다면 마스터 솔의 얼굴이 그려진 각종 상품을 미국 수퍼마켓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애콜라이트’ 팀의 야심찬 캐릭터인 제다이 마스터 솔, 혁신을 꿈꾸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새로운 얼굴이 될 수 있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