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기다렸다" 오르더니 금세 '미지근'…폭염 테마주의 배신?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4.06.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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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1일 서울시내 편의점에 '제로(ZERO)' 아이스크림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뉴시스지난 4월21일 서울시내 편의점에 '제로(ZERO)' 아이스크림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전국 곳곳에서 낮 최고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올랐지만 빙과주 주가에는 제동이 걸렸다. 한동안 무더위 수혜가 예상돼 빙그레, 롯데웰푸드 등이 눈에 띄는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금세 상승세가 시들해진 모양새다. 폭염 테마주는 여름철마다 주목받지만 실제로 주가와 계절의 상관관계는 적었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빙그레 (64,400원 ▲600 +0.94%)는 전일 대비 400원(0.37%) 내린 10만8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표적인 빙과주인 빙그레는 지난달 말 8만6000원대에서 전날 11만8400원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날부터 약세로 돌아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또다른 빙과주 롯데웰푸드도 상승세가 주춤하다. 롯데웰푸드 (147,100원 ▲1,500 +1.03%)는 지난달 말 14만원대에서 전날 18만원대까지 올라갔었다. 이날은 전일 대비 2400원(1.33%) 내린 17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해태제과식품 (5,940원 0.00%)은 전일 대비 2.47% 오르면서 4거래일째 강세를 나타냈다.

본지가 빙그레, 롯데웰푸드, 해태제과식품의 최근 3년간 주가를 분석한 결과 계절과 주가의 상관관계는 거의 없었다. 빙그레는 2023년 여름(7~8월, 18.13%)에는 같은 해 겨울(11~12월, -1.79%)보다 수익률이 높았으나, 2022년과 2021년에는 겨울의 주가 수익률이 더 나았다.



롯데웰푸드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여름이 겨울보다 주가 수익률이 높았다. 특히 2022년에는 여름의 주가 수익률이 겨울보다 10% 이상 높았다. 하지만 2021년에는 여름에도 주가가 하락했다. 해태제과식품은 3년 내내 여름보다 겨울의 주가 수익률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여름·겨울철 빙과주 주가 변동률. /그래픽=윤선정최근 3년간 여름·겨울철 빙과주 주가 변동률. /그래픽=윤선정
그럼에도 폭염 테마주인 빙과주는 여름마다 주목받는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빙과주가 무더위의 수혜뿐만 아니라 K-푸드의 선전으로 인한 수출 증가와 원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도 동시에 받고 있다고 평한다. 올해 들어 빙과주가 이미 낮게는 44%에서 높게는 102%대까지 올랐으나 아직도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테마는 수출 증가에 따른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과 폭염에 따른 빙과류 판매 증가가 기대되며 상승세를 시현했다"라며 "한국 가공식품 수출은 북미 시장 급성장에 힘입어 지난 4월 기준 전년 대비 28.2% 증가했고, 곡물 가격의 추세적 하락은 판가-원가 스프레드를 확대시켜 음식료 종목의 주가 상승 기대감을 유지시키고 있다"고 봤다.


올해 시장에서는 빙과주가 가장 주목받았지만 후성 (6,790원 ▲10 +0.15%), 파세코 (6,280원 ▲50 +0.80%), 위닉스 (6,370원 ▲130 +2.08%), 신일전자 (1,530원 ▲15 +0.99%) 등 선풍기·에어컨주, 하나투어 (50,100원 ▲600 +1.21%), 롯데관광개발 (10,200원 ▲670 +7.03%), 노랑풍선 (5,260원 ▲140 +2.73%) 등 여행주, 잉글우드랩 (13,500원 ▼300 -2.17%), 선진뷰티사이언스 (11,960원 ▲310 +2.66%) 등 선크림주 등도 대표적인 폭염 수혜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에 주목하라는 조언을 내놓는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전국 내륙을 중심으로 낮 최고기온 30도 이상의 불볕더위가 전망되며 폭염 테마가 부상했다"라며 "평년보다 더 덥고 긴 무더위가 예고된 만큼 빙과류, 여름 가전제품, 선크림 등 여름철 성수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종목에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음식료 기업은 K푸드 인기 속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실적 성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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