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홈에서 야유받는 것 받아들일 수 없었다" 中 3만 관중에 손가락 3개 제스처 " [상암 현장]

스타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박재호 기자 2024.06.11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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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홈에서 야유받는 것 받아들일 수 없었다" 中 3만 관중에 손가락 3개 제스처 " [상암 현장]


손흥민(31)이 손가락 3개를 펼친 이유를 직접 밝혔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최종 6차전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3차 예선을 조기에 진출했던 한국은 5승1무(승점 16)로 조 1위를 확정했다.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중국은 2승2무2패(승점 8)로 탈락위기에 몰렸다.



한국은 중국의 밀집 수비에 고전하며 좀처럼 득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답답한 흐름 속 손흥민이 선제골의 시발점이 됐다. 후반 27분 손흥민이 박스 왼편에서 올린 땅볼 패스를 중국 수비수가 걷어내자 쇄도하던 이강인이 왼발로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활짝 웃으며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함성으로 물들었지만 3만3000여 명 중국 관중은 일순간 침묵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단단한 모습을 보였고 위협적인 위기도 내주지 않았다. 무실점 경기라 만족한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찬스를 살려 더 골을 넣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축구는 결과이기 때문에 괜찮다. 특히 선수들에게 고맙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한국에서 치렀고 유종의 미를 거둬 기쁘다"고 전했다.

전반 막판 손흥민이 볼을 놓치자 중국의 3만 3000여 팬들은 일제히 야유를 보냈다. 이를 들은 손흥민이 미소를 지으며 왼손으로 '3'과 오른손으로 '0'을 만들어 대응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원정에서 3-0으로 승리했다는 의미였다.

손흥민은 "야유를 받을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우리 홈경기에서 그렇게 (야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팬들을 무시한다는 생각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제스처(3-0)를 보였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오늘 우리가 좋은 경기를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축구를 하면 이런 일들이 종종 일어나는데 잘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도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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