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전략산업에 100조 공급 나서겠다"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4.06.12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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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 회장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산업은행 회장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 질의에 답변하고있다. /사진=임한별(머니S)강석훈 회장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산업은행 회장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 질의에 답변하고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강석훈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회장이 100조원 규모의 첨단산업 지원방안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은 법정 자본금 한도의 2배 증액과 정부배당 유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HMM 재매각 추진은 당분간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이 진행 중인 태영건설과 관련해선 이달 중 감자와 출자전환 등이 완료돼 하반기에는 주식 재상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어 "첨단전략산업 지원강화를 위한 100조원 규모의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발표된 정부의 첨단전략산업 육성 기본계획에 따르면 민간기업은 2027년까지 주요 첨단산업에 550조원 이상의 설비투자를 계획 중"이라며 "550조원 이상 설비투자 중 산은이 100조원 수준의 시설자금을 분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17조원 규모의 반도체산업 지원방안과 관련, "국고채 수준의 저리대출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정부출자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산은 자체적으로 15조원 규모의 '반도체 초격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산은의 자본금 확충 필요성도 강조했다.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유지하려면 10조원의 자본확충이 동반돼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법정 자본금 한도를 현행 30조원에서 60조원으로 2배 늘려야 한다고 했다.

강 회장은 "지금출자 계획으로만 보면 벌써 자본금 28조원이 찼다"며 "여기서 법정 자본금 한도를 10조원만 늘리면 늘어나는 정책자금 수요에 얼마 지나지 않아 법을 또 바꿔야 할 수도 있다"며 증액 필요성을 설명했다.


산은의 정부배당 유보 필요성도 언급했다. 산은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려면 독일의 정책금융기관인 KfW처럼 이익잉여금을 정부에 배당하지 않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산은이 평균적으로 4000억~5000억원을 정부에 배당하는데 이를 3년 정도만 유보한다면 은행 자본에 1조5000억원이 쌓인다"고 밝혔다.

HMM 재매각과 관련해선 "현재로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은행 입장에선 HMM 보유주식을 조속히 매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해운정책 등 고려할 요소가 많아 몇 달 내 재매각 추진은 어렵다고 했다.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태영건설과 관련해선 "100대1 감자, 워크아웃 이전 채권의 출자전환, 워크아웃 이후 지원액의 영구채 전환 등이 의결됐다"며 "이달 중으로 자본이 플러스 전환하고 하반기에는 주식 재상장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3년 정도에서 성공적인 워크아웃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과 관련, "22대 국회 정무위원회가 구성되는 대로 정부와 함께 국회 설득을 지속해 나가되 산은법 개정 전에라도 실질적인 이전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영호남지역 혁신생태계 구축과 녹색금융을 총괄하는 '남부권투자금융본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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