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기 전 악수를 나누는 김경문 한화 감독(오른쪽)과 이승엽 두산 감독.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현장에 복귀해 6경기를 치렀지만 김경문(66) 한화 이글스 감독에겐 특별한 하루다. 프로 무대 감독이 된 뒤 단 한 번도 이루지 못했던 우승의 꿈은 안겨줬던 제자 이승엽(48) 두산 베어스 감독과 지도자로서 맞대결을 벌이게 됐고 그 상대팀이 바로 자신이 오래 몸담았던 두산이기 때문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승엽 감독을 보니까 옛날 생각이 더 나고 너무 반가웠다"며 "물론 승부의 세계에서 경기를 펼쳐야 하지만 이 순간은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준결승에서 일본을 격침시키는 통렬한 홈런포를 날려 한국 야구 대표팀에 메달을 선사했다. 다시 한 번 '병역 브로커'라는 별칭을 얻게 된 장면이었다. 이어 쿠바와 결승에서도 앞서 가는 홈런을 날리며 9전 전승 금메달 신화의 중심에 섰다. 이승엽은 당시 자신을 믿어준 김경문 감독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히며 야구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한화 지휘봉을 잡고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는 김경문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앞서 이 감독도 "항상 감사드린다"면서도 "지금은 상대팀이니 냉정하게 팀을 위해 집중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스승도 마찬가지였다. 그 또한 "다시 돌아왔으니까 한화가 좋은 팀들에게 밀리지 않고 같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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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프로 원년 OB 베어스(두산 전신) 유니폼을 입은 김 감독은 우승을 이끌었고 10년의 선수 생활 중 9시즌을 베어스에서 뛰었다. 이후 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2003년 10월 두산 감독에 올라 2011년 시즌 사임하기까지 8시즌 동안 두산을 이끌었다. 이 기간은 '두산 육상부', '허슬두', '화수분 야구' 등 다양한 수식어를 만들어내며 두산만의 확고한 색깔을 찾는 시기였다.
김 감독은 "두산은 잊지 못한다. 두산에 있으면서 제가 베이징 올림픽 감독이 됐었다. 그때 생각이 나고 너무 고맙다. 두산에 대해서 감사한 건 잊지 않고 있다"면서도 "한화 팬들께 (홈에서) 승리를 못드리고 왔다. 야구는 첫 경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두산도 좋지만 우리 선발이 나름대로 괜찮으니까 찬스가 오면 그 경기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