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는 SMIC, TSMC와 주식 수익률 차이 '20년 최대'로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4.06.1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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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사 홈페이지/사진=각 사 홈페이지


20년래 최대치에 육박한 대만 TSMC와 중국 SMIC의 주식 수익률 차이가 중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육성하려는 중국이 직면한 어려움을 드러내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최첨단 공정의 반도체 생산능력에 힘입어 올해 대만 파운드리업체 TSMC 주가가 48% 급등하는 동안 중국 파운드리업체 SMIC는 오히려 주가가 7.5% 하락하며 두 기업의 연간 주가상승률 차이가 2005년 이래 최대치로 확대됐다. 엔비디아의 AI칩을 독점 생산하는 TSMC는 엔비디아와 더불어 연일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역대 중국 빅펀드 규모/그래픽=조수아역대 중국 빅펀드 규모/그래픽=조수아
이런 격차가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 5월 중국이 역대 반도체 산업 투자펀드 중 최대규모인 '빅펀드' 3기를 출범시킨 후에 발생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빅펀드 3기 규모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3440억위안(약 64조5900억원)으로 빅펀드 1·2기를 더한 것보다 규모가 커졌다.

미국이 2022년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제정과 함께 527억달러(약 71조6700억원)를 반도체 산업에 지원하고 있는 데 대한 견제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투자은행 챈슨&코의 이사 션멍은 "SMIC의 기술력을 높이는 것은 풍부한 자금이 있더라도 하루 아침에 달성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SMIC는 중국 반도체 굴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SMIC는 지난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6%를 기록하며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기존 3·4위 그룹을 유지했던 대만 UMC, 미국 글로벌파운드리를 단숨에 제쳤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그래픽=윤선정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그래픽=윤선정
지난해 9월 화웨이의 플래그십폰 '메이트60 프로'에 탑재된 7나노(㎚·10억분의 1m)공정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기린9000s'를 제조한 것도 SMIC이다. 현재 SMIC는 TSMC보다 2세대 뒤진 7나노공정에서 5나노공정 개발에 나섰지만,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TSMC는 3나노공정에서 칩을 생산하기 위해 네덜란드 반도체장비 업체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사용하지만, 중국은 수입이 아예 불가능하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찰스 셤 애널리스트는 "SMIC가 EUV 장비 없이 5나노공정에서 칩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해도 TSMC보다 생산비용이 최소 10배 이상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 격차는 단지 특정 레벨에 도달하는지에 관련됐을 뿐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고 SMIC의 난관을 지적했다.

한편 빅펀드 3기의 투자는 중국 반도체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섹터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하이 소재 청저우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이사인 샹샤오톈은 "신규 펀드는 웨이퍼 제조, 패키징, 공정 제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등 첨단 기술에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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