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속재산 규모/그래픽=최헌정](https://orgthumb.mt.co.kr/06/2024/06/2024061114594918418_1.jpg)
11일 통계청과 양경숙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2년 상속 재산은 96조506억원으로 5년 전(35조7412억원)보다 60조394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여 재산까지 포함하면 2017년(90조4496억원)에 비해 2.1배 늘어난 188조4214억원을 기록했다.
상속시장이 급속도로 커지자 은행권은 일제히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별도의 조직을 만들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유언대용신탁 전산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언대용신탁·증여신탁 등을 중점 운영하는 '신한 신탁라운지'를 열었다. 유언대용신탁은 고객이 은행에 재산을 맡기면 살아있는 동안 원하는 대로 재산을 운용·관리하고 사후에는 상속인을 수익자로 지정해 재산을 이전하는 신탁 상품이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도 지난달 'IBK 내뜻대로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출시했다.
하승희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센터 팀장은 "일본의 경우 고령인구 비중이 15% 넘은 1990년대 중반부터 상속 분쟁이 폭발했다는 통계가 있다"라며 "한국도 곧 '대상속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금융권이 일제히 상속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늘어나는 상속에 맞춰 유언대용신탁 외에도 다양한 상속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다. 2010년 국내 금융권 최초로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출시한 하나은행은 지난 4월 '유산정리 서비스'를 출시했다. 은행이 직접 유언장 작성을 돕고 금고에 보관한 뒤 집행까지 맡는다. 재산을 '넘기는' 신탁을 꺼리는 고객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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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65세 이상 가구주의 평균 총자산(5억4836억원) 중 약 5% 내외가 현금이나 금 등 실물자산인 걸 고려한 신탁 상품도 운영 중이다. 국민은행은 2019년부터 'KB위대한유산 신탁'을 출시해 금전을 은행에 맡기면 은행이 금을 매수해 상속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최근 금 값이 상승하면서 기존 신탁자들의 이익이 커지고 문의하는 고객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비대면 온라인에도 능숙한만큼 관련 흐름에 발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일본 미즈호(Mizuho)신탁은행은 웹 기반으로 100% 처리 가능한 유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상속 서비스를 제공한 지 채 15년이 안 됐기 때문에 아직 일본이나 영국 등 신탁 선진국에 비교하면 상품 구성 등 부족한 면이 많다"라면서도 "최근 고령인구의 증가와 상속 서비스 경쟁이 가속화되면 머지 않은 시일 내에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상품들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만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그래픽=최헌정](https://orgthumb.mt.co.kr/06/2024/06/2024061114594918418_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