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SKMS는 경영 환경과 사회적 요구에 맞게 14차례 개정됐다. 이 과정에서 그룹 최고 협의체인 '수펙스(SUPEX) 추구협의회'의 이름도 나왔다. 세계로 향하려면 더 높은 'Super Excellent(초일류)'를 추구해야 한다는 철학이 담겼다. 최태원 회장은 여기에 이해관계자 행복과 사회적 가치 철학을 더해 △자율과 책임 △구성원과 이해관계자의 행복△수펙스 추구를 뼈대로 하는 현재의 SKMS에 이르렀다.
SKMS 정신에 빨간불이 들어온 건 지난해 무렵부터였다고 한다. 그룹 내부에선 "구성원들이 더 이상 SKMS를 학습하고 고민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다. 계열사에선 구성원들의 크고 작은 근태와 비위 문제가 불거졌다. 일부 계열사에 대한 감사가 시작됐고, 곧 그룹 전반에 대대적 감사가 있을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방대해진 조직은 느슨해졌고 변화 대응속도는 더뎠다.
이에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CEO 세미나에서 7년만에 '서든데스(sudden death: 돌연사)' 를 언급했고 기존 부회장단을 2선으로 퇴진시켰다. 그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맡아 그룹 내 각 사업을 점검하고 최적화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 작업에 돌입했다. 이 같은 쇄신은 SKMS 정신에 기반해야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게 최 회장의 문제의식이었다고 한다. SK 관계자는 "연초 임직원들에게 '해현경장'(解弦更張·거문고 줄을 고쳐 매다)의 자세를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올해 경영전략회의를 눈 앞에 둔 이달 초,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그룹 DNA인 SKMS 정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사랑받고 대한민국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며 "저부터 맨 앞에 서서 솔선수범하겠다"고 SKMS 정신의 재무장을 강조했다. 이달 말 열릴 경영전략회의에선 SKMS를 화두로 그룹의 내실을 다지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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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관계자는 "위기 극복의 원동력이던 SKMS 정신으로 재무장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자부심과 자신감도 되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