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값 랠리 불 지피고 뎄나? 1년반 만에 매입 '멈춤'

머니투데이 베이징=우경희 특파원 2024.06.11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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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무려 1년6개월 만에 금 사들이기를 멈췄다. 중국이 주도해 온 금값 랠리 탓에 정작 중국이 추가 매입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되는데, 중국이 쉬어가자 국제 금 가격도 출렁이고 있다. 금 시장 큰손 중국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10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지난 7일 5월 중국 국영 인민은행의 공식 비축 금 보유량이 7280만트로이온스라고 밝혔다. 4월 보유량과 동일한 양인데, 중국이 금 보유량 확대에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른 건 무려 18개월 만이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국제적 지위 제고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중국의 영향력 아래 있는 국가들과의 무역거래에는 달러 대신 위안화를 사용하도록 종용하고 있다. 물론 원유 등 원자재 거래가 달러로 이뤄지는 만큼 쉬운 도전은 아니지만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은 시나브로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금 자산 확보는 위안화 가치의 기반을 다지는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중국의 금 확보 전략이 구체화한 건 지난 2022년 11월부터다. 이 시점 이후 중국의 금 보유량은 총 1016만트로이온스 늘어났는데 사재기가 시작된 2022년 11월에 103만트로이온스로 월별 최대 매입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직전 통계에 다뤄진 올해 4월엔 6만트로이온스로 매입량이 줄어들며 중국 정부의 사재기가 쉬어가기 모드로 들어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중국 정부의 금 매입이 일시 중단된 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금 가격 탓으로 일단 해석된다.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작년 1월까지만 해도 트로이온스당 1750달러 수준이던 금값은 최근 2400달러선을 오르내린다. 최근 거래가격은 2313.2달러다.

더구나 5월 들어서는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3월 대비 5월 기준으로는 14%나 올랐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이 여파로 중국 정부가 5월에 금 보유량을 전혀 늘리지 않았음에도 달러 환산 중국 정부 보유 금 가치가 4월 말 1680억달러(약 231조원)에서 5월 말 1710억달러(약 235조원)로 늘었다고 밝혔다.

금 가격 상승 랠리를 주도한 게 바로 중국이라는 점에서 상황은 다소 아이러니하다. 중국이 금을 사들이는 바람에 금값이 올라서 중국이 더 이상 금을 사들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큰손이 주춤하자 금 가격도 당장 반응을 보인다. 중국 정부의 5월 금 매입이 제로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6월 들어 금값은 당장 1.4%가량 하락했다. 중국의 금 확보 중단 기간이 길어진다면 국제 금 가격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광둥유에바오금그룹 장보 투자이사는 현지 언론에 "중국 내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조정을 거친 후에 매입 기회를 찾으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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