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2020년 열린 의대정원 확대, 첩약 급여화, 공공의대 신설, 원격의로 추진(4대악 의료정책)에 대한 총파업 궐기대회./사진=김휘선 기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0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의료법에 근거해 개원의에 대한 진료명령과 휴진신고명령을 내린다"며 "집단행동을 유도하고 있는 의협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의 법적 검토에 착수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이날 진행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도 지적됐다. 발표에 나선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의협이 하루 집단행동을 하는 걸로 결정했고 그 이후 부분에 대해서는 미정인 상태"라며 "그래서 복지부도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지금 당장 어떤 조치를 하기 보단 상황을 보고 필요할 때, 가능할 때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진료명령이나 휴진신고 명령을 어길 경우 복지부는 최장 1년간 의사면허 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 행정처분이 3회 반복되면 면허취소 처분도 가능하다. 명령 위반 개원의를 사법기관에 고발하는 안도 있다.
다만 진료명령과 휴진신고 명령 역시 2020년 의사파업 당시에도 이미 시행됐던 조치다. 의사들이 집단 휴진에 나섰던 2014년과 2020년에는 각각 첫날 동네의원 휴진율이 29.1%, 10.8%에 그쳐 정부의 행정명령 조치가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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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그간 파업 규모가 크지 않은 상태를 겪은 정부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서울대병원 등 일부 의대 교수들이 휴진하기도 했지만 복지부는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조치하겠다"고 했지만 피해가 크지 않아 대응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또 정부가 전공의에게 내렸던 각종 행정명령을 철회하면서 개원의를 향한 행정명령도 철회될 수 있다는 사례가 학습될 가능성도 있다. 익명의 전공의는 "정부가 맨날 경고만 하지 실제로 행동에 옮기진 않는다"며 '이빨 빠진 호랑이' 취급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의 대응과 상관없이 개원의의 참여 자체가 적을 것이라는 여론이 우세하다. 2020년에는 '파업병원에 가지 않습니다'라는 사이트가 등장하는 등 의료계 파업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부정적이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이번 파업에 대한 국민의 반응이 꽤 냉소적"이라며 "동네 커뮤니티에 '파업병원'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고 하루 문 닫는 게 병원 경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개원의 참여는 소극적일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