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경쟁정책'을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5.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https://thumb.mt.co.kr/06/2024/06/2024061014221961397_1.jpg/dims/optimize/)
독과점 해소는 국내 산업 경쟁력 제고와도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관련 시장에 진입하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공정위가 AI 독과점 문제에 공을 들이는 것은 국내 산업 경쟁력과도 무관치 않다. 유망 산업이 특정 기업에 종속되는 것은 경쟁 측면에선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기술혁신 속도가 둔화하는 데다 관련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불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특히 미국 법무부는 엔비디아를 조사 중이다. 생성형 AI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선을 사실상 독점했다. AI 개발자들은 연산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인 GPU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챗(Chat)-GPT의 경우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GPU가 1만여개 이상 탑재돼 있다.
현재로썬 엔비디아 GPU를 대체할 만한 제품이 없다. 엔비디아는 AI 학습 핵심 반도체인 AI 가속기 시장의 약 98%를, 그 핵심 부품인 GPU의 약 80%를 장악하고 있다. AI 개발자 대부분이 사용하는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쿠다'는 자사 GPU에서만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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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로이터=뉴스1) 정지윤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 미팅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12.0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싱가포르 로이터=뉴스1) 정지윤 기자](https://thumb.mt.co.kr/06/2024/06/2024061014221961397_2.jpg/dims/optimize/)
문제는 GPU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지면서 가격도 천정부지란 점이다. 엔비디아의 주력 AI 칩 'H100'의 가격은 개당 약 4만달러(5500만원)를 넘기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독점이 깨지지 않는다면 거래처들의 비용 부담은 나날이 불어난다. 반대로 해소된다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경쟁사들의 AI 반도체 시장 진입 기회는 늘어난다. 이미 AI 반도체를 자체 생산하려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엔비디아 AI 반도체 칩을 자체 칩으로 대체하면 비용을 현재 가격의 10% 수준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공급선이 다변화하면 GPU의 필수재로 꼽히는 메모리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요가 더욱 확대된다. 이는 현재 HBM 공급의 약 90%를 차지하는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에는 호재다.
유망 산업의 기술 독점은 산업 경쟁력을 비롯해 국가 안보 등 측면에서도 위기다. 관련 업계에서의 독점 문제를 저지하려는 주요국의 움직임이 첨예한 이유다. 앞서 엔비디아의 영국 팹리스 ARM 인수가 최종 무산됐다. 영국의 경쟁당국이 독과점 문제를 이유로 인수합병(M&A)을 좌초시킨 탓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책보고서를 통해 AI 산업에서의 독과점 문제를 짚고 시장의 부정적 영향이 없는지 살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