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대형 해상풍력설치선 진수…'바다 위 풍력 발전' 키운다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2024.06.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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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터빈, 대형 설치선 수요 대응
바다로 확장하는 그린 인프라…"해상풍력 토탈 서비스 제공"

한화오션의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이 진수되고 있다./사진제공=한화오션한화오션의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이 진수되고 있다./사진제공=한화오션


한화오션이 새로 만든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WTIV)을 물에 띄웠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한화오션을 필두로 국내 조선사의 해상풍력 투자가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10일 2021년 덴마크의 WTIV 운항사 카델러로부터 수주한 대형 WTIV 1척을 진수했다고 밝혔다. 15MW(메가와트)급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5기를 한 번에 싣고 운항해, 수심 65m까지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선박이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이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중심으로 연간 18%씩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WTIV의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해상풍력발전기는 바다의 거친 풍랑에도 끄떡없도록 단단히 설치·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 위에 크레인을 결합한 형태인 WTIV를 이용하면 기존 방식보다 해상풍력터빈을 안정적으로 설치할 수 있고, 작업 속도도 50% 이상 빨라진다.



최근에는 해상풍력발전기의 용량이 10MW 이상으로 커지며 대형 WTIV가 필요한 상황이다. 유럽풍력발전협회에 따르면 풍력터빈의 대형화로 2027년부터 가용 WTIV가 줄어들기 시작해 2030년경에는 WTIV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는 2030년까지 100척 이상의 WTIV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화오션은 국내 WTIV 분야의 선두 주자다. 2009년에 국내 최초로 처음으로 주문을 받는 등 현재까지 4척을 수주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실적이다. 회사측은 이번에 진수한 WTIV가 성공적으로 인도되고 나면, 급격하게 증가하는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WTIV 건조를 넘어 해상풍력 토탈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하겠단 포부다. 이를 위해 글로벌 해상풍력 분야에 3000억원을 쏟는다. 최근에는 ㈜한화의 해상풍력 사업과 플랜트 사업을 양수했다. 하부구조물, 해상변전소 제작·운송·설치·유지보수에 이르는 해양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단 계획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 해양사업부는 각종 부유식 해양설비와 해양 신재생 에너지 관련 사업의 일괄도급 방식(EPCIO)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번에 진수한 대형 WTIV를 성공적으로 인도해 국내시장 1위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도 해상풍력 시장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3척의 WTIV를 인도한 경험을 살려 2021년 WTIV과 대형 해상풍력부유체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그간 설계 기술을 독점했던 해외 엔지니어링사의 의존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다.

HD현대는 10MW급 '한국형 해상풍력 부유체 모델' 공동 개발을 완료하고 제주·울산 등 국내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에 참여 중이다. WTIV에 친환경 엔진(힘센엔진)과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공급하는 등 부품 시장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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