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김지영 디자인기자
대표적인 사례가 경기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는 SK하이닉스다. 120조원을 투입해 공장 4곳을 짓겠다고 했으나, 6년째 첫 삽도 못 뜨고 있다. 2022년 여주시와 공업용수 문제로 갈등을 빚더니, 최근에는 발전소 건설 문제로 다시금 발목이 잡혔다. HBM(고대역폭메모리),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고부가제품 개발을 서두르려는 SK하이닉스의 경쟁력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
미국의 경우 투자 계획과 동시에 관련 지원제도가 마련된다. 보조금 지원도 화끈하다. 최근 TSMC와 삼성전자, 인텔 등 기업에게 527억달러(한화 약 73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빠르게 팹을 가동할 수 있도록 인프라 허가도 신속하게 한다.. 지난달에는 백악관이 공장에 빠르게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노후 송배전선 교체시 환경 영향평가 등을 간소화해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는 동안 미국과 기술 격차는 점차 벌어지는데 중국과의 차이는 좁혀지고 있다. 국내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클러스터를 조성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데 해묵은 규제와 지원 부족으로 생산 거점은 미국 등 국외로 나갈 수 밖에 없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2015년까지 매년 3~5% 올랐던 국내 제조업 공장 증가 비율은 2017년부터 2%대로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특히 생산능력확대가 급하게 필요한 분야가 늘고 있는 첨단업종은 조속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달 '22대 국회에 바라는 경제계 110대 입법과제'에서 "필수 인프라를 적기 조성하는 미국·대만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인허가 지연과 관련 지원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다"라며 "생산부문에 경쟁우위가 있는 우리 기업이 원가경쟁력이 역전될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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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 투자를 저해하는 요소가 지나치게 많다"면서 "경제적 위기에 처했을 때 기업이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