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가족 치료비 요청했더니...LG이노텍 '이노 보이스'가 만든 기적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4.06.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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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이 직원이 만든 소통 채널 '이노 보이스(INNO Voice)'를 통해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적극 실행하며 소통 경영을 강화한다/사진제공=LG이노텍LG이노텍이 직원이 만든 소통 채널 '이노 보이스(INNO Voice)'를 통해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적극 실행하며 소통 경영을 강화한다/사진제공=LG이노텍


LG이노텍 (272,000원 0.00%)이 사내 소통 창구 '이노보이스'를 통해 소통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회사 제도와 관련한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이를 적극 활용하며 실제 재도 개선을 이루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LG이노텍은 장애인 가족을 둔 직원의 치료비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는데, 이노보이스가 계기가 됐다. 기존에도 일시적으로 가족의 고액 의료비 지출이 발생한 경우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었지만 장기간 소액으로 지속 발생하는 특수 재활치료비의 경우 방법이 없었다. LG이노텍은 직원의 제안을 반영해 지원 대상자 선정 시 장애인 특별 가점 항목을 신설하고, 의료비 재원 규모도 확대했다.



이노보이스는 사무직 대표인 주니어보드가 만든 것으로, 누구나 제안할 수 있고 댓글을 달거나 공감도 표시할 수 있다. 직원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익명으로 운영된다. '이노 보이스'에 게시된 제안은 담당 부서로 이관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검토된다. 이후 담당 부서 팀장이 게시글에 직접 검토 결과를 답변한다. 당장 개선이 어려운 건에 대해서도, 그 이유와 함께 향후 답변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피드백 한다. 지난해 6월 개설된 후 지금까지 1년 동안 직원들이 제안한 건수만 총 1500여 건이 넘고, 이 중 검토 진행 중인 70여 건을 제외한 모든 제안이 해결 혹은 답변완료됐다.

주니어 보드 대표인 강용민 책임은 "다니고 싶은 회사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니즈에서 시작된 채널이라 직원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며 "비판적인 내용이더라도 거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진들도 '이노 보이스'가 만든 변화에 긍정적이다. 회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나 업무 효율화를 위한 아이디어 등 건설적인 제안이 이노보이스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문혁수 대표는 지난해 새로 부임한 이후 '스피크업'(Speak Up, 적극적인 의사 표현)' 문화를 강조해왔다. 직원 누구든 직급에 관계없이 소신껏 자기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회사 성장을 이끈다는 생각에서다.

LG이노텍은 수평적인 소통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사내 소통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분기별로 CEO가 전국 사업장을 직접 찾아 경영 성과, 전사 소식 등을 공유하고 직원들과 Q&A 시간을 갖는 'CEO 라이브', 사업장별 'CEO-주니어 보드 간담회' 등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문혁수 대표는 "이노 보이스가 성숙한 방법으로 회사에 개선사항을 제안하고, 직원과 회사를 잇는 소통의 장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어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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