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원 한손에…'지자체 금고' 쟁탈전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2024.06.1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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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계약 앞둔 주요 지자체 시금고 현황/그래픽=김다나새 계약 앞둔 주요 지자체 시금고 현황/그래픽=김다나


시도금고 선정을 놓고 은행권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올해말 부산·광주광역시에 이어 내년 초에는 연 40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경기도 금고 선정이 예정돼 있다. 시도금고를 유치하면 대규모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할 수 있고 관련기관 영업도 가능해 은행권은 사활을 걸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 부산시는 연간 약 16조원에 달하는 시금고를 운용할 금융기관 선정에 나선다. 이번에 선정된 시금고 은행은 내년 1월1일부터 4년간 부산시의 예산을 관리한다.



광주시도 올해 연간 약 7조원의 예산을 관리하는 시금고 은행을 선정할 계획이다. 여기에 내년 3월에는 서울시 다음으로 예산규모가 큰 경기도 금고계약이 만료된다. 경기도의 올해 예산은 36조1211억원으로 차기 금고은행이 관리할 예산은 연간 4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또 시군구 금고선정까지 합치면 올해말 금고은행을 바꾸는 지방자치단체는 66곳이다. 전년 39곳의 2배 수준이다. 은행들은 지역신용보증재단 등에 특별출연금을 내며 일찌감치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 3월 하나은행이 부산신용보증재단에 110억원을 출연하자 곧이어 KB국민은행이 지난 3월 60억원에 이어 5월에도 60억원을 더해 총 120억원을 출연했다. 광주은행도 올해 광주신용보증재단에 전년보다 2배 많은 20억원을 출연했다. 경기도에선 지난 3월 NH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200억원, 100억원을 경기신용보증재단에 출연했다.



지자체 금고로 지정되는 은행은 지자체의 예산을 비교적 낮은 원가로 조달해 출납·보관 등을 담당한다. 대규모 저원가성예금이 확보되는 셈이다. 다만 최근 지역 정치권 등의 압박으로 금고선정시 주요 평가항목인 '협력사업비'가 늘어나고 예치금에 부여하는 'MMDA(수시입출금식예금) 금리'가 높아지는 것은 부담이 된다.

산하 공공기관 임직원도 잠재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대형 지자체 금고에 선정되면 무형의 홍보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가계나 기업이 맡겨둔 돈과 다르게 출납이 정해진 시기에 일정한 금액이 이뤄져 자금관리도 수월하다.

특히 은행들은 올해 지자체 금고쟁취를 두고 더욱 절박한 상황이다. 가계대출 조절압박이 이어지고 홍콩H지수 ELS 사태로 비이자부문 이익이 마땅치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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