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에이원CC 18H' 승부의 역사… '우승상금 3.2억' 주인 가를 치열한 마지막 승부

스타뉴스 양산=안호근 기자 2024.06.0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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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회 18번 홀에서 플레이하는 이원준. /사진=KPGA 제공2019년 대회 18번 홀에서 플레이하는 이원준. /사진=KPGA 제공


마치 운명의 수레바퀴 같다.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대회가 펼쳐지고 있는 에이원 컨트리클럽 18번 홀(파4)을 두고 하는 말이다.

2016년부터 'KPGA 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에이원 컨트리클럽 남·서코스(파71·7142야드)의 18번홀(439야드)에서는 최종라운드 시 전통적으로 명승부가 펼쳐지기로 유명하다.



2016년 대회에서는 18번 홀 전까지 선두였던 박준섭(32)의 티샷이 워터 해저드로 빠지며 투어 첫 승의 꿈을 빼앗아갔고 2018년에는 김봉섭(41)이 17번 홀까지 1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었으나 18번 홀의 티샷이 패널티구역으로 가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김봉섭은 당시 문도엽(33·DB손해보험), 한창원(33)과 연장 승부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 때 우승을 노리던 한창원 또한 18번홀에서 진행된 연장 2번째 승부에서 티샷이 우측으로 밀리며 패널티구역으로 가 버디를 잡아낸 문도엽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2019년에도 18번 홀에서 우승자가 갈렸다. 3라운드까지 2위 그룹에 5타 차이로 앞서던 이원준(39·웹케시그룹)은 17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서형석(27·신한금융그룹)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18번 홀에 들어선 이원준은 티샷이 우측 페어웨이 벙커를 지나 패널티구역으로 향했다. 공이 물에 반쯤 잠겼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이원준은 그대로 샷을 했고 왼쪽 러프지역으로 공을 보낸 뒤 핀까지 40m 거리에서 3번째 샷에 이어 2m 파 퍼트를 성공시켰다.

승부를 연장으로 이끈 이원준은 18번 홀에서 진행된 연장 1번째 승부에서 2.9m 내리막 버디 퍼트를 꽂아 넣으며 프로 데뷔 13년만에 첫 정상에 올랐다.


에이원 CC 18번 홀 전경. /사진=KPGA 제공에이원 CC 18번 홀 전경. /사진=KPGA 제공
지난해에도 18번 홀에서 승부가 결정적이었다. 최승빈(23·CJ)과 박준홍(23·우리금융그룹)은 최종라운드에서 접전을 펼쳐왔고 17번 홀(파3)에서 최승빈과 박준홍 모두 버디를 잡아냈다. 17번 홀까지 최승빈은 13언더파, 박준홍은 14언더파로 박준홍이 1타 앞섰다. 최승빈은 18번 홀에서 2번째 샷을 홀 1.5m 옆으로 붙여 버디를 잡아냈다. 최승빈은 박준홍과 동타를 만들며 먼저 경기를 마쳤다. 박준홍의 18번 홀 결과에 따라 우승자가 결정되는 상황에서 박준홍은 결국 보기에 그쳤고 최승빈의 우승이 확정됐다.

에이원CC의 남·서코스의 18번 홀은 사실 마지막 홀이 아니다. 서코스 5번 홀이다. 에이원CC에서 처음 'KPGA 선수권대회'가 열린 2016년 KPGA는 갤러리 스탠드를 마련하고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위해 홀 변경을 골프장에 제안했다.

홀의 순서를 변경하면 골프장 회원과 내장객들이 헷갈릴 수도 있고 기타 현실적인 한계도 있었지만 에이원CC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오히려 18번 홀 주변에서 정성스럽게 키운 나무까지 잘라내며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이번 대회에는 18번홀에 새롭게 마퀴(marquee)와 갤러리 스탠드를 구축했다. 신규 마퀴는 웅장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KPGA 선수권대회'의 역사와 권위를 뽐냈다.

3라운드에서도 18번 홀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전가람, 배상문, 김종학이 버디를 낚은 반면 이대한과 김한별, 김백준은 보기를 범했다. 이번 대회엔 총상금이 16억원으로 늘어났고 우승 상금도 3억 2000만원에 달한다. 우승자를 가를 최종 라운드 운명의 18번 홀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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