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경문 감독이 5일 수원 KT전에서 투구에 맞은 최재훈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김 감독은 선수단 장악에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다. 과거 김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야구인들은 입을 모아 그의 카리스마에 대해 이야기했다.
선수 시절 김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강인권(52) NC 다이노스 감독도 "31세쯤 두산으로 이적했는데, 30살 되도록 그런 연습을 해본 적이 없었다. 정말 많이 시키셨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도 "왜 연습을 해야되는지 이해를 시켜주시고, 고참으로서 해야 할 일도 명확히 알려주셨다"고 이야기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이 경기 중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김 감독의 스킨십이 늘어난 이유가 있을까. 그는 7일 열린 NC와 경기를 앞두고 "내가 많이 나가서 있다 보니까 선수들이 나를 다 어렵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옛날에도 아무 것도 안하는데 '왜 이렇게 어렵다고 그러냐'고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본인의 이미지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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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과 과거 함께했던 최재훈이나 류현진 등 베테랑들은 그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6년 동안 KBO 리그를 떠나있다 보니 저연차 선수들은 김 감독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이다. 그는 "선수들에게 무서워하지 말라고 한다. 점점 편하게 해주려고 한다. 서른 살 된 선수들이야 어련히 자기 나름대로 다 있지만, 20대 초반 애들은 내가 굉장히 어려울 거다. 나와 함께한 친구들에게 물어봤을 것이다"고 웃었다. 이어 "나도 선수들을 TV를 통해 봤지만 나도 모르는 선수들이 많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더 많이 스킨십을 해서 선수들이 일단 나를 편안하게 생각하고, 또 내가 생각한 것을 선수들이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좋은 야구가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한동안 현장을 떠나있으면서 느낀 생각이었다. 김 감독은 "떠나서 있다 보니까 내가 너무 이기는 데 신경 썼다"면서 "생각해보면 왜 굳이 감독은 그 생각만 하다가 끝나야 하나. 선수들에게 좋은 말도 해주고, 그동안 못했던 것들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한화에서 기회를 줬기 때문에 그런 고마움에서 파생된 생각이었다.
한화 이민우(맨 왼쪽)가 6일 수원 KT전에서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김 감독은 이민우에 대해 "3일 쉬고 나갔는데 팔 스윙이 안 좋더라. 이민우를 봤을 때의 스윙을 알고 있는데 안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구도 안 되고 직구도 자기 공이 안 나왔다"고 진단했다. 김 감독의 기준에 미흡했기 때문에 전력에서 제외시켰다.
다만 김 감독은 "(이)민우가 팀에 공헌한 게 있다. 나이도 어린 선수가 아니다"며 "2군에 안 보내고 여기(1군)서 좀 더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냥 가라고 하면 섭섭하다. 선수들도 다 이유가 있다"며 "그걸 얘기하길래 '여기서 선수들하고 몸 만들어서 10일 뒤에 좀 건강하게 (보자)' 하자고 하니 잘 받아들였다"고 이야기했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