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주주환원율/그래픽=이지혜
8일 KB증권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 상장사들의 ROE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총주주환원율은 76%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10년 평균 주주환원율은 31.9%에 그친다. 국내 상장사들이 40%p(포인트) 이상의 주주환원율을 끌어올려야 전체적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자사주매입은 주주환원을 위한 기업의 적극성을 보여주는 행동이다. 주주환원은 이번 정부주도 증시부양책에서 국내 주식시장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는 중요 요소로 꼽혀왔다. 주주환원율은 기업이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쓴 돈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다.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들의 주주환원율도 68%에 이른다. 30%대 초반의 주주환원율은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을 주주 몫으로 둘려주는데 인색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이 31.5%로 우리와 비슷하다.
결국 이 같은 소극적인 주주환원이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됐다고 국내외 투자업계는 입을 모은다. 한국거래소가 공개한 이달 초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만 봐도 미국이 4.7배, 인도 4.4배, 대만이 2.7배다. 한국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올해초 0.9배에서 조금 개선된 1.0배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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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은 국내 기업들이 애플의 주주환원 사례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애플은 지난해 매출 성장율이 3% 줄어드는 등 성장 둔화가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ROE는 13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세환 KB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애플은 성장이 감소하는 시점에 자사주매입을 확대하여 이익의 하방경직성을 높이고, 웨어러블 및 서비스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며 "자사주매입으로 이익 감소를 막아내는 동안 연구개발을 마친 것으로 이후 아이폰 외 매출이 크게 성장하면서 애플의 ROE는 영업이익의 성장과 주주환원이 동시에 지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