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한국, 우크라에 무기공급 안해 높이 평가…북한은 이웃"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연 주요 외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 한국의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러시아와 한국 간 관계가 더 악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해외 통신사를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러시아 국영 매체 RIA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국제경제포럼(SPIEF) 개막을 앞두고 해외 통신사들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미국 등 서방과 한국, 북한, 중국 등과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관련해 "러시아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와 마찬가지로 한국 지도부의 업무에는 러시아에 대한 혐오적인 태도가 없으며 분쟁 지역에 직접적인 무기 공급이 없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국과의 관계가 악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뉴스1에 따르면 그는 "한반도 전체와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고도 했다.

북한에 대해선 "북한은 우리의 이웃"이라며 "누군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러시아는 북한과 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미국을 포함해 협상 의지를 거듭 보여왔다. 이런 협상 의지가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만남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협상이 중단된 것을 미국의 책임으로 돌렸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여전히 러시아의 주요 경제파트너라고 소개하며 양국 관계가 뿌리 깊은 이해관계에 기초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15년 동안 우리의 주요 무역 및 경제 파트너였다. 현재 일부 기회주의적인 정치적 사건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전부터 관계를 구축해 상호 이익에 따라 현재의 수준까지 끌어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매우 신중하고, 침착하게 단계적으로 행동했다"며 "우리는 거의 모든 면에서 성공하고 있다"고 자찬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군사 무기의 러시아 영토 공격을 허용한 미국 등을 향해 "서방의 최근 행동은 국제 안보를 더욱 약화할 것이고,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핵 독트린(doctrine·정책상 원칙)을 갖고 있다. 만약 누군가의 행동이 우리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모든 수단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서방이) 이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