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산신약의 건강한 실패](https://thumb.mt.co.kr/06/2024/06/2024060610100579342_1.jpg/dims/optimize/)
첫번째 사례는 결과가 좋지 못했다. 먼저 결과를 받아든 HLB가 일단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HLB가 리보세라닙의 허가를 받지 못하자 어김없이 국산신약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고개를 든다.
다만 특정 품목의 허가 실패를 매번 그 기업 또는 국산신약 전체의 실패로 연결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실패를 자양분으로 의외의 답을 찾거나, 전화위복이 된 사례도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신약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신약 역시 당뇨치료제로 개발을 시작한 품목들이다. 당초 노리던 적응증에서 실패를 맛본 것은 아니지만, 신약 개발의 변수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국내도 한미약품이 사노피로부터 권리 반환의 아픔을 겪은 당뇨약을 비만으로 전략을 틀어 현재 국내사가 개발 중인 비만신약 가운데 가장 개발단계가 앞선 품목에 올려놨다. 가장 최근 FDA 허가를 획득한 휴젤 '레티보'는 3수 끝에 결국 미국 진출권을 얻어내는 과정에서 세계 최대 시장의 엄격한 기준을 반복 학습하는 부상(副賞)을 덤으로 얻어냈다. 다음 품목의 허가 도전 시 큰 자산이 될 경쟁력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넘어져 봐야 일어날 수 있고, 잠시 주저앉으면 서 있을 때 보이지 않던 또 다른 길이 보이기도 한다. 세계 무대에서 국산신약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어린아이다. 숱한 넘어짐은 건강한 실패의 반복일 수 있다. 그 넘어짐을 부정적 평가의 재료로 삼기엔 아직 너무 젊고, 갈 길도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