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나성범의 본헤드 플레이, 이범호 감독 '믿음의 야구'도 한계를 봤다

스타뉴스 광주=김동윤 기자 2024.06.06 07:15
글자크기
나성범.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나성범.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1위 팀답지 않은 졸전이었다.

KIA는 5일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롯데에 3-9로 졌다. 이로써 KIA는 3연패, 특히 롯데전에서는 5연패에 빠지며 35승 1무 24패로 같은 날 키움에 승리한 2위 LG(35승 2무 25패)에 0.5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결과나 내용이나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였다. 리그 최강이라는 타선은 롯데 선발 투수 한현희에게 4안타, 2점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 장현식-최지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팽팽한 경기를 유지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가장 실망스러운 건 주장 나성범의 안일한 플레이였다. 나성범의 연속된 본헤드 플레이는 사실상 경기 분위기를 내줬다. 시작은 3회 초 2사 윤동희의 안타였다. 윤동희가 황동하의 커브를 공략한 타구를 다소 느리게 우측 외야 파울 라인 근처로 향했다. 우익수 나성범은 이 타구에 적극적으로 대시하지 않다가 안타를 내줬다. 이후 윤동희가 폭투로 2루로 진루한 뒤 빅터 레이예스의 내야 안타 때 과감한 홈 대시로 선취점을 만들자 아쉽게 다가왔다.

여기까진 그래도 나성범이 올해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했기에 이해할 수 있었다. 3회말 1사 1, 2루서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을 때도 롯데 3루수 손호영의 수비가 기민했다고 칭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성범의 5회 초 플레이는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5회 초 1사에서 고승민의 타구를 흘려 2루타를 내주더니 1사 2루 상황에서 레이예스가 친 타구를 담장 바로 앞에서 잡아냈다. 여기서 아웃 카운트를 착각한 듯 후속 플레이를 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뒤늦게 내야를 향해 공을 던졌지만, 2루 주자 고승민은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렸고 득점에 성공, 3-0이 됐다.

나성범의 플레이는 한 베이스라도 더 나아가려는 롯데 선수들의 근성 있는 모습과 더욱 대비됐다. 이날 롯데는 경기 초반 손호영이 연이은 호수비로 상대의 좋은 흐름을 차단하더니 KIA 야수들의 실책성 플레이에 과감하게 주루를 시도해 점수를 뽑아냈다. 윤동희는 3회 초 2사 1, 2루에서 김선빈의 실책성 플레이에 홈까지 파고 들어 선취점을 냈고, 고승민은 5회 초 1사 2루에서 나성범의 실책에 홈까지 내달려 쐐기를 박았다. 황성빈은 7회 초 1사 2루에서 윤동희의 다소 짧아 보이는 좌익수 방면 안타에도 과감한 홈 쇄도로 추가점을 냈다.

캡틴의 명백한 본헤드 플레이에 믿음의 야구도 한계에 봉착했다. 결국 KIA 이범호 감독은 6회 초 수비를 앞두고 나성범을 이창진으로 교체했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부상은 아니었다. 사실상 문책성 교체였다고 봐도 무방했다. 올 시즌 이범호 감독이 문책성 교체를 단행한 건 드문 일. 선수단에 주는 메시지도 의미심장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