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쏟아진다"…캐피탈·카드사도 연체채권 첫 공동매각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2024.06.0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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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쏟아진다"…캐피탈·카드사도 연체채권 첫 공동매각


캐피탈 업계가 치솟는 연체율을 잠재우기 위해 처음으로 연체 채권의 공동매각 방안을 검토 중이다. 7개 캐피탈사와 1개 카드사가 공동매각 참여 의사를 밝혔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초와 지난달말 총 2차례에 걸쳐 회원사를 대상으로 연체 채권 공동매각 관련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엔 회계법인이 참석, NPL(부실채권)전문투자회사인 F&I(에프앤아이)에 연체 채권을 공동매각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협회는 캐피탈사의 요청을 받고 설명회를 진행했다. 캐피탈사는 최근 부실 채권이 늘어나면서 연체율이 오르자 연체 채권을 F&I에 공동매각하고 싶다는 의사를 협회에 전달했다. 개별적으로 연체 채권을 매각하려 해도 규모가 작아 매각이 어렵고 이 경우 가격 협상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협회 주도의 공동매각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2차례의 설명회 끝에 캐피탈사 7개와 카드사 1개 등 총 8개 회사가 공동매각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공동매각하는 채권은 개인 차주의 연체 채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신 업계에서 공동매각을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신 업계는 수천억원 규모의 공동매각을 추진한 저축은행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앞서 12개 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각 사가 가진 개인무담보대출 부실 채권을 1000억원 규모로 모아 우리금융F&I에 함께 매각했다. 저축은행 업권은 이달 안으로 18개 저축은행의 1360억원 규모 부실 채권을 한 차례 더 공동매각한다. 이번에 매각하는 채권은 개인무담보·개인사업자대출이다.

앞서 2020년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서민이 어려워지자 과잉 추심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사의 개인무담보 부실 채권을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에만 매각하도록 제한했다. 또 개인사업자 부실 채권은 캠코가 운영하는 새출발기금에만 매각토록 했다. 사실상 캠코가 매입을 독점하게 되면서 매입 가격은 시장가 대비 낮아졌다.

저렴한 가격에 채권을 넘기길 꺼린 금융사가 부실 채권 매각을 멈추자 금융위는 지난해 6월 개인무담보 부실 채권을 자산유동법상 유동화전문회사(부실채권전문투자사)에 매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어 올해 2월에는 개인사업자 부실 채권도 새출발기금뿐만 아니라 캠코와 부실채권전문투자사에 매각할 수 있도록 기존 제도를 개선했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캐피탈사에서 연체 채권을 공동매각하려는 수요가 있어 최근 회원사를 초청해 설명회를 열었다"며 "설명회엔 더 많은 회원사가 참석했지만 최종적으로는 8개 회원사가 공동매각에 참여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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