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염수 대신 증류수를?…엉뚱한 수액 맞는 환자 '급증'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4.06.0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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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안전 주의경보' 발령

사진= 의료기관평가인증원사진= 의료기관평가인증원


항암치료 후 의식저하로 응급실에 70세 남자 환자가 입원했다. 담당 의사는 전해질 불균형, 혈압 저하로 생리식염수 1000㎖에 날록손과 염화칼륨을 혼합해 주입하도록 처방했다. 하지만 회진 중 처방했던 생리식염수가 아닌 주사용수(멸균증류수)가 주입되고 있는 것을 발견해 즉시 제거했다.

왼쪽 팔 육종으로 절제 수술을 받은 72세 남성 환자는 수술 후 볼루벤 500㎖를 처방받았다. 하지만 투약하고 있던 수액은 이름과 외관이 유사한 볼루라이트 500㎖였다. 인수인계 후 다음 근무자가 처방과 다른 수액이 주입되는 것을 발견해 이를 즉시 제거했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중앙환자안전센터가 5일 처방과 다른 수액을 주입받는 환자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환자안전 주의경보'를 발령했다.

주의경보는 처방과 다른 수액을 환자에게 주입한 환자 안전사고 사례, 재발방지를 위한 권고사항, 예방활동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수액은 탈수증과 전해질 불균형 치료, 의약품 희석 등의 용도로 빈번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라벨의 외관이나 색상이 유사한 경우가 많아 사용자가 선택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흔히 발생하고 있다.

이런 오류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해 한국병원약사회에서는 동일 성분의 수액임에도 제약회사별로 상이한 라벨 색상을 통일하고 수액 유효기간의 표시 위치를 표준화하기도 했다.

이에 중앙환자안전센터는 처방과 다른 수액 주입에 대한 보건의료기관의 경각심을 제고하고, 관련 사고 예방을 위해 환자안전 주의경보를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처방과 다른 수액을 주입하는 환자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관이 유사해 혼동하기 쉬운 수액의 경우 구획을 구분하거나 별도의 장소에 분리하여 보관해야 한다. 또 의약품 혼합 등 수액 준비와 주입 전 수액의 종류, 농도, 용량을 처방전, 약물카드 등을 통해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홍모 중앙환자안전센터장은 "수액은 대다수의 입원환자에게 사용되고 의약품을 혼합해 투여하는 경우가 많아 처방과 다른 수액의 주입은 환자의 기저질환이나 상태에 따라 중대한 위해를 입힐 수 있다"며 "특히 환자가 몰리거나 응급한 상황에서는 자칫 확인 과정이 누락되거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환자의 안전을 위해 보건의료기관의 시스템 점검이 특별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환자안전센터는 안전한 의료환경을 위해서 직접적인 제도개선뿐 아니라 변화하고 개선되는 사안들이 임상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관련 학·협회·단체들과 유기적으로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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