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두 달째 2%대…힘 실린 '정점론'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박광범 기자 2024.06.05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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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기준 2.7%↑, 둔화 조짐
농축산물·석유류 상승세 여전
하반기 2% 초중반 수준 전망
공공요금 인상여부 최대관건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방문객이 과자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2024.06.02.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방문객이 과자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2024.06.02.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등이 여전히 물가를 끌어올렸지만 전반적인 상승폭은 낮아지면서 3월이 물가 정점이라는 조심스러운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공공요금 추이, 물가상승의 주범이었던 과일류 등의 가격 동향을 주시하면서 지속적인 물가안정 노력을 강조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4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09(2020년=100)로 전년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지난 4월(2.9%)에 이어 2개월 연속 2%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전년동월 대비 8.7%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사과(80.4%) △배(126.3%) △토마토(37.8%) △고구마(18.7%) △배추(15.6%) 등에서 올랐다.

공업제품은 전년동월 대비 2.1% 올랐다. 이 가운데 석유류 가격은 3.1% 상승했다. 3개월 연속 상승흐름이다. 가공식품은 전년동월 대비 2% 올랐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는 전년동월 대비 2.7% 올랐다. △전기료(1.6%) △도시가스(3.0%) △지역난방비(12.1%) 등에서 올랐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2.3%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를 보면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2% 상승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근원물가 상승률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2.2% 올랐다.

구입이나 지출 빈도가 높은 품목을 포함한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3.1%다. 전월 대비 상승폭이 0.4%p(포인트) 줄었다. 또 신선채소, 신선과실 등 품목을 포함한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17.3% 올랐다.


물가전망 등과 관련해 정부는 지난 3월을 올해 물가의 정점으로 보고, 하반기로 갈수록 2%대 초중반의 물가를 기록할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억눌려 있던 공공요금의 향방과 국제유가, 식품가격의 인상 움직임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공공요금을 거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 부총리는 "공공요금은 서민과 소상공인 등 민생과 직결된 만큼 강도 높은 자구노력 등을 통해 요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고, 불가피한 경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책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요금은 하반기 물가의 최대 복병이다.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 공공기관들은 그동안 요금 동결로 악화한 재무구조의 개선을 호소한다.

정부는 일부 식품가격 인상 움직임도 주시한다. 최근 오렌지와 커피농축액 등 식품원료 등의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렌지 7종의 식품원료의 할당관세를 새롭게 적용했다. 설탕 등 12종의 식품원료는 할당관세를 유지한다.

최 부총리는 "물가 상승률은 2%대로 둔화됐지만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서민생활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며 "모든 부처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물가 안정 노력을 배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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