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반복되는 N월 위기설, 하반기엔 정리… 내년엔 근본 처방"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4.06.04 15:30
글자크기

금감원장 취임 2년…"보험사 실적,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이창섭 기자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이창섭 기자


취임 2주년을 맞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른바 'N월 위기설'에 "당장 7~8월이 지나면 위기설이 없어진다고 장담은 못 하지만 길어도 1년, 짧게는 하반기가 지나면 정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N월 위기설은 위험 촉발 요인이 있지만 대증요법만 해오고 근본적 처방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대증요법이 아닌 최초 질병의 원인을 다루는 대책이 진행될 것"이라며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정상화가 올해 하반기 시작되고, 정리가 끝나면 부동산뿐만 아니라 대체투자와 자산고착화 문제 등 전체 자본시장 활성화를 쟁점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부동산 PF 대책이 '경·공매 방식 위주'라는 지적에 이 원장은 "2022년 말부터 시장이 크게 출렁였지만 원래 욕심보다 느린 속도로 업권의 자발적인 정상화를 유도했다"며 "지난해 연말 결산을 보면 금융사 CEO(최고경영자)를 믿기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경·공매 방식이 추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꼭 경·공매가 아니더라도 NPL(부실채권)을 파는 등 어떻게 해도 상관없지만 정확한 숫자가 반영 안 되는 현재 상황은 더는 용인하기 어렵다"며 "1~2년 지나 부동산 경기가 급상승해 갑자기 이익이 날 거라고 예상하기 어렵고, 그렇다 보니 경·공매가 강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회계기준 IFRS17 도입으로 인한 보험사 실적 부풀리기 논란에는 "회사 입장에서 가급적 허용된 범위 안에서 좋은 실적을 보여주고 싶은 건 안다"면서도 "합리적 추정의 문제가 회사마다 다르고, 너무 편차가 있으면 회계 정보의 신뢰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SM(계약서비스마진) 상각 시 할인율 이슈는 기계적으로 100은 맞고, 10은 틀렸다는 식은 안 되지만 적어도 내재적인 논리나 회사에서 관리하는 모델상 금감원이 지적하는 부분은 합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보험산업 혁신과 관련해 "금산분리라고 하면 거창하지만 업권별 분리라든가 과도한 부분을 완화하고자 한다"며 "소비자 피해가 없다는 전제하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반영 등 보험사가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 2년간 134회의 소통 행보를 보였다. 총 70회의 언론사 백브리핑을 진행하면서 정부의 금융 철학을 공유했다. 반면 너무 디테일하게 시장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 원장은 "금융권에서 보기엔 저 자신이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다 보니 시장 불확실성을 키운다고 생각했다"며 "그걸 낮추려다 보니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접점을 많이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년의 성과를 스스로 평가해달라는 요청에는 "수능이 얼마 안 남은 시점이다 보니 석차를 보느니 차라리 공부를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라며 "졸업반이라고 생각하고 남은 기간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답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