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6월 첫 거래일인 3일(현지시간)에도 지지부진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0.3% 하락하고 S&P500지수는 0.1% 간신히 상승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0.6% 올랐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의 강세는 엔비디아가 4.9% 급등한 영향이 컸다.
![S&P500지수 올들어 추이/그래픽=김지영](https://thumb.mt.co.kr/06/2024/06/2024060413354256857_1.jpg/dims/optimize/)
펀드매니저들도 낙관적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매달 실시하는 펀드매니저 조사에 따르면 최근 펀드매니저들의 현금 비중은 4%에 불과해 3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펀드매니저들의 현금 비중이 4% 밑으로 떨어지면 매도 신호라고 지적했다.
마호니 자산관리의 키 마호니는 이미 주식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주식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렸기 때문에" 남아 있는 현금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증시가 하락한 뒤에야 주식을 매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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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낙관론이 고조됐다는 것은 주식을 살만한 사람은 이미 다 사서 새로 주식을 살 수 있는 매수자가 고갈됐다는 의미이고 이는 증시를 하락에 취약하게 만든다.
울프 리서치의 거시 전략가인 롭 긴즈버그는 현재 증시가 과매수 상태이고 투자자들은 전반적으로 행복감에 빠져 있다며 지금이 차익을 실현하기에 "상당히 좋은 시점일 수 있다"고 밝혔다.
비관론의 근거② 호재에도 시큰둥지난주 미국 증시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현상은 투자자들이 호재에도, 악재에도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28일에는 소비자 신뢰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음에도 S&P500지수는 거의 변동 없이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30일에는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속보치 1.6%에서 1.3%로 하향 수정되자 S&P500지수가 0.6% 하락했다. 기존에는 경기 둔화세가 금리 인하를 앞당기는 호재로 해석됐는데 투자자들의 반응이 달라진 것이다.
비관론의 근거③ 엔비디아 의존도이에 대해 배런스는 시장이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엔비디아 주가가 상승세를 멈추면 시장의 이러한 취약성이 하락세로 돌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P500지수에서 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 주가가 정체되면 증시를 떠받칠 새로운 버팀목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BTIG의 수석 시장 기술적 애널리스트인 조나단 크린스키는 "증시가 반도체를 포함한 일부 대형주에 점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며 "주가 수익률이 부진한 후발주자로의 순환 매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증시가 오를수록 선도주의 상승세가 정체되면서 전반적인 증시가 깊은 조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낙관론의 근거① 인플레이션 완화반면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지난 5월31일 보고서에서 오는 7일 고용지표 발표에 앞서 증시가 약세를 보일 때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월31일에 발표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월비 0.25% 올라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0.2% 상승에 부합했다며 "올들어 가장 좋은 근원 PCE 물가지수"이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잦아들고 있다는 판단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PCE 물가지수는 앞으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고 이는 올해 하반기 중 연준의 금리 인하와 증시 랠리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관론의 근거② 포모가 없다모간스탠리 투자관리의 미국 주식 담당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앤드류 슬림몬은 최근 마켓워치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 증시는 여전히 강세장 초입"이라며 "랠리에서 소외될까 두려워 하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아직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많은 투자자들이 연 5%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돈을 넣어두고 증시를 "옆에서 관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투자자들이 작은 악재에도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강세장 초기 국면에서는 투자자들이 큰 수익을 놓치는 것보다 뒤늦게 증시에 뛰어 들어 손실을 보는 것을 더 두려워 하는 심리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슬림몬은 이미 올들어 10.7% 오른 S&P500지수가 올해 전체적으로도 두자릿수 수익률을 보이면서 점차적으로 증시 주변의 자금을 끌어당길 것으로 예상했다.
낙관론의 근거③ 기업들의 실적 호조슬림몬은 아울러 올 1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호조로 확인되면서 애널리스트들이 기업들의 올해와 내년 순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펀드스트랫의 리도 지난주 CNBC에 출연해 펀드스트랫의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치 5200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고려할 때 너무 낮다고도 했다. 하지만 "6월부터 12월 사이에 증시에 어떤 걸림돌이 있을지 판단하지 못해" 아직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